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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ya Jun 28. 2019

[스크랩] 라이엇게임즈가 고민하는 '조직화된 경험'

랭크 게임 이상의 경쟁에 대한 단상

 오늘은 랭크 게임과 프로 경기 사이의 수준에 있는,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경쟁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스테이플스센터나,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나 상암 경기장에서 경기를 할 만큼 게임을 잘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심장이 요동치고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팀 플레이를 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죠. 프로 경기만큼 조직적이고 치열한 플레이와 극적인 순간들을 체험할 수 없다는 의미도 아니고요. 이렇게 ‘조직화된’ 플레이를 일반 플레이어가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저희의 바람입니다. 랭크 게임과 프로 경기의 거리를 조금 더 가깝게 만드는 거죠.


‘럼블’로부터 얻은 경험

 라이엇 게임즈 내부에선 ‘럼블’이라 불리는 토너먼트 경기가 오랫동안 열려 왔습니다. 전세계 수백 명의 직원이, 일 년에 두 번씩 수개월 동안 개최되는 이 대회에 참여합니다. 참가자는 MMR을 통해 티어를 배정 받고 우승자에게는 커스텀 자켓이 주어집니다(한동안 회사에서 으스댈 수 있다는게 더 큰 상품이겠지만요).

 럼블 개최 기간에는 사무실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집니다. 직원들은 럼블을 중심으로 하루 일과를 다시 짭니다. 어떤 챔피언을 고를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특정 챔피언 조합으로 팀원들과 밤 늦도록 연습을 합니다. 경기 당일 저녁 사무실에선 승자의 환호와 패자의 절규가 심심치 않게 울려 퍼집니다. 다음 날엔 내셔 남작을 둘러싼 치열한 접전에 대한 수다로 아침부터 회사 복도가 시끌벅적하죠.

 럼블은 리그 오브 레전드에 대한 직원들의 핵심적 경험(core experience)이 변하는 계기가 됩니다. 픽/밴 과정은 단순히 OP 챔피언을 금지시키는 것이 아니라 특정 챔피언 조합, 특정 전략, 특정 팀원을 배제시키는 과정이 됩니다 (너무 강하다는 이유로 제드를 금지시키는 것보다 상대하기 힘든 챔피언을 미리 조사해 금지시키는 편이 훨씬 더 의미 있습니다. 또, 밴을 당한 플레이어는 실력을 인정 받았다는 생각에 오히려 뿌듯할 수 있고요).


팀마다 코치도 있고 스카우트, 연습 시합, 경기 리뷰까지 진행됩니다. 같은 팀원과 꾸준히 플레이하면서 팀 정체성도 생겨납니다. 팀이 기동성 좋은 암살형 조합을 잘하는지, 공성형 조합을 잘 하는지도 알아낼 수 있고요.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효과적인 팀 조합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경쟁자도 차차 나타납니다. 팀원들과는 의미 있는 관계를 구축하면서 같은 팀으로서 함께 성장하게 됩니다. 랭크 게임에서 Doublelift였다면 럼블에선 TSM이 되는 거죠.


럼블을 통해 얻은 멋진 팀 플레이 경험 덕분에 저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솔로 랭크에선 불가능했을 일이죠. 랭크 게임 이상의 고차원적인 경쟁인 럼블을 통해 저는 팀원들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스카우트와 연습 시합하는 법을 배웠으며, 프로에 한참 못 미치는 실력으로 프로 경기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를 보면 랭크 게임과 프로 경기 간에 존재하는 간극이 눈에 띕니다. 저희는 이 간극을 메우고 싶습니다. 브론즈 티어에서도 팀이 함께 성장하고, 함께 승리하고, 함께 패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개발팀 리드 New001 드림


- 출처: http://www.leagueoflegends.co.kr/?m=news&cate=devblog&mod=view&schwrd=&p=8&idx=253268&p=8#.WQYaM-iLR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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