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Reliability Engineering (2016)
삽질이 항상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삽질의 양이 얼마 되지 않는다면 그렇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예측이 가능하고 반복되는 작업들은 큰 무리 없이 처리할 수 있다. 이런 업무들을 처리하면 성취감이 있으며,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할 수 있다. 그다지 위험하지도 않고 스트레스도 적은 편이다. 몇몇 사람들은 이런 업무 특성에 이끌려 삽질에 해당하는 업무들을 즐기는 경우도 있다.
삽질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운영 업무는 물론 거의 모든 엔지니어링 업무에 있어 어느 정도의 삽질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삽질에 해당하는 업무의 양이 많지 않다면 나쁘지 않다.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해 불만이 없다면 삽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업무량이 엄청나다면 삽질은 독이 되기 시작한다.
너무 많은 삽질 업무 때문에 고통스럽다면 반드시 이를 공론화해야 한다. 삽질에 해당하는 업무가 너무 많이 늘어나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략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프로젝트에 너무 적은 시간을 투입하다 보면 개인의 경력 개발이 늦어지거나 서서히 멈추게 된다. 구글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궂은 일에 대해서는 상당히 큰 긍정적 효과를 발휘하는 보상을 해주지만, 그렇다고 경력을 내팽개칠 수는 없다.
삽질을 참고 용인하는 수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누구든 한계를 느끼게 마련이다. 삽질에 할애하는 시간이 너무 많다면 지치고 지루하고 불만을 갖게 될 것이다.
게다가 엔지니어링보다 삽질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 조직에 좋지 않은 영향들을 미치게 된다.
(중략) 조직 내의 개인이나 팀이 삽질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 의사소통의 명확성이 저하되며, 사람들은 우리의 역할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된다.
삽질이 늘어날수록 팀의 생산성은 저하된다. 늘 수작업에 치여 있고, 새로운 기능을 출시하자마자 그 뒷감당을 하느라 너무 바쁘다면 제품의 기능을 개발하는 속도가 떨어질 것이다.
만일 삽질을 너무 많이 하려고 하면, 함께 일하는 개발팀은 더 많은 삽질을 떠넘기려 하고, 심지어는 개발팀이 수행해야 할 운영 업무까지도 떠안게 된다. 그럴수록 다른 팀들도 같은 업무를 기대하기 시작할 것이고, 상황은 점점 더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개인적으로 본인이 삽질을 싫어하지 않더라도 현재 혹은 미래의 팀 동료들은 그런 업무를 싫어할 수 있다. 만일 본인이 팀에 너무 많은 삽질을 떠안아 온다면, 팀 최고의 엔지니어가 더 보람 있는 일을 찾아 다른 곳으로 떠날 수 있다.
프로젝트 업무를 약속하고 새로 고용했거나 다른 팀에서 옮겨온 이들이 속았다고 느끼면 그들의 사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만일 모두가 매주 조금씩 삽질을 걷어낼 수 있다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고, 서비스를 더욱 확장하기 위한 엔지니어링이나 차세대 서비스의 아키텍팅, 업무에 필요한 도구 개발 등에 시간을 투입할 수 있다. 삽질을 줄이고 창의적인 일에 더 집중하자.
- Vivek Rau, Betsy Bayer 작성, 장현희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