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키운 어머니의 방식

어머니만의 조용한 가르침

by 황희종

어머니는 나를 가르치려 들지 않았다.

훈계하지 않았고, 길게 설명하지도 않았다.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말을 입에 올린 적도 거의 없었다.

대신 어머니는 늘 먼저 살아 보였다.


아침마다 말없이 밥상을 차려 놓고 일터로 나가던 뒷모습,

해가 기울어야 돌아와 물 한 대야에 하루를 씻어내던 모습,

힘들어 보이면서도 우리 앞에서는 숨을 고르던 태도.

그 모든 것이 어머니의 가르침이었다.

어머니는 나에게

‘성실하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 대신 하루도 빠짐없이 성실하게 살았다.

‘참아라’고 가르치지 않았다.

그 대신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견뎌냈다.

‘책임져라’고 훈계하지 않았다.

그 대신 혼자가 된 이후에도

가족의 무게를 내려놓지 않았다.

나는 그저 어머니 곁에서

그 삶을 보고 자랐을 뿐이다.

돌이켜보면

어머니의 가르침은 언제나 생활 속에 숨겨져 있었다.

말로 전해지지 않았기에 더 오래 남았고,

강요가 없었기에 자연스레 몸에 배었다.

잘못을 해도

어머니는 크게 나무라지 않았다.

한참을 말없이 지켜보다가

저녁 밥상에서 조용히 한마디를 던졌다.

“그건 네가 좀 생각해 봐야겠다.”

그 한마디가

어린 내게는 어떤 꾸중보다 무거웠다.

왜냐하면 그 말속에는

이미 나를 믿고 있다는 전제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내 삶을 대신 결정해 주지 않았다.

앞으로 나아갈 길을 직접 정해 주지도 않았다.

다만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태도를 남겨주었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에게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배웠다기보다,

‘어떻게 버텨야 하는가’를 먼저 배웠다.

그 조용한 가르침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선명해졌다.

말이 적었던 어머니,

그러나 삶으로는 누구보다 많은 이야기를 남긴 사람.

나를 키운 어머니의 방식은

소리 없는 교육이었고,

뒤에서 밀어주는 침묵의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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