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위기를 겪어도 어떤 사람은 다음 챕터를 연다

커리어를 성장시키는 7가지 공식 ① 역경지수의 힘

by NARRIVO

모든 명작 영화에는 공통된 법칙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반드시 시련을 겪는다는 것입니다. 초반부터 결말까지 탄탄대로만 걷는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를 본 적 있으신가요? 아마 없을 겁니다. 만약 있다면 그 영화는 지루해서 아무도 보지 않을 테니까요.

관객들은 주인공이 위기에 처했을 때 숨을 죽입니다. 그리고 기대합니다.

"이 위기를 딛고 주인공이 어떻게 변할까?"

우리의 커리어도 긴 러닝타임을 가진 한 편의 영화와 같습니다. 하지만 막상 내 커리어라는 영화에 위기가 닥치면, 우리는 관객이 아닌 비련의 주인공이 되어버립니다. 구조조정, 승진 누락, 야심 차게 준비한 프로젝트의 실패... 이 차가운 현실 앞에서 우리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번 생은 망했어."
"내 커리어는 여기서 끝이야."

하지만 다르게 반응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위기의 순간, 마치 영화감독처럼 메가폰을 잡고 이렇게 외칩니다.

"컷! 오케이, 이제 다음 씬으로 넘어갑시다."

오늘 이야기할 커리어를 성장시키는 첫 번째 공식은 위기를 끝이 아닌 다음 장면의 재료로 만드는 힘, 바로 '역경지수(AQ)'입니다.



위기는 길이 끊기는 곳이 아니라, 서사가 깊어지는 곳이다

많은 사람이 IQ나 EQ가 성공의 열쇠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커리어라는 긴 마라톤에서 진짜 승부를 가르는 건 AQ, 즉 역경지수입니다. 역경지수가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의 결정적인 차이는 위기를 해석하는 프레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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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지수가 낮은 사람은 부정적인 이벤트를 영구적인 결말로 받아들입니다.

프로젝트가 엎어졌어.
지난 2년간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고, 내 평가는 바닥을 칠 거야.

반면, 역경지수가 높은 사람은 같은 이벤트를 일시적인 사건이자 발견의 계기로 해석합니다.

프로젝트는 실패했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와 팀워크는 남았어. 이걸 가지고 뭘 할 수 있을까?

그들에게 위기는 길이 끊기는 절벽이 아닙니다. 실패한 잔해 속에서 다음 성공의 씨앗을 찾아내는 보물찾기와 같습니다.



타임라인의 검은 점을 황금으로 바꾸는 연금술

커리어 컨설팅을 하다 보면 자신의 이력서에 있는 실패한 프로젝트나 중단된 사업 경험을 부끄러워하며 감추고 싶어 하는 분들을 만납니다. 마치 인생의 타임라인에 찍힌 지우고 싶은 검은 점처럼 여기는 것이죠.

하지만 그 점이 영원히 검은색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 실패의 잔해 속에서 무엇을 주워 들었느냐에 따라, 그 점은 훗날 가장 거대한 황금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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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업무용 메신저로 매일 쓰는 슬랙(Slack)의 탄생 스토리가 바로 그렇습니다.

슬랙의 창업자 스튜어트 버터필드는 원래 글리치(Glitch)라는 온라인 게임을 야심 차게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흥행에 참패했고, 회사는 파산 직전까지 몰렸습니다. 명백한 실패이자 거대한 검은 점이었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내 게임은 망했어'라며 좌절하고 팀을 해체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실패한 게임의 잔해를 찬찬히 뜯어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는 깨달았습니다. 게임을 만들기 위해 팀원들끼리 쓰려고 만들었던 내부 채팅 툴이 생각보다 너무 잘 만든 도구였다는 사실을요.

그는 과감하게 게임을 접고, 이 채팅 툴을 다듬어 시장에 내놓는 방향으로 피벗했습니다. 망해버린 게임의 부산물에 불과했던 그 도구가 훗날 기업가치 수십조 원의 유니콘 기업 슬랙이 된 것입니다.

그에게 게임의 실패는 비극이 아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협업 툴을 발견하기 위한 비싼 수업료이자 과정이었습니다.



같은 구조조정인데, 누군가는 끝이라 하고 누군가는 시작이라 한다

슬랙의 이야기는 특별한 천재 기업가만의 예외적인 사례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커리어 컨설팅에서 만난, 조금 더 우리와 가까운 이야기를 하나 해보려 합니다.

7년 차 마케터 A님은 갑작스러운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나게 됐습니다. 첫 상담에서 그가 가장 먼저 했던 말은 이것이었습니다.

"이직 준비도 제대로 안 돼 있었는데, 이렇게 밀려 나오듯 나오게 될 줄은 몰랐어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의 타임라인에서 구조조정은 분명 커다란 검은 점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후 1년 동안 그는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퇴사 직후, 그동안 해온 캠페인을 하나씩 정리하며 스스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고, 그 과정을 통해 '나는 브랜드 마케팅보다 퍼포먼스·데이터 분석 쪽에서 더 강점이 있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강점을 살려 채널·지표·성과 중심의 퍼포먼스 마케터 포지션에 집중 지원했습니다. 1년 뒤, 그의 이력서만 보면 이렇게 보입니다.

"구조조정으로 퇴사 후, 퍼포먼스 마케터로 포지셔닝에 성공한 7년 차 마케터"

하지만 타임라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한가운데에는 여전히 원치 않았던 퇴사라는 사건이 있습니다. 똑같이 구조조정을 당했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그 지점이 경력의 마침표가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직무를 재정렬한 시작점이 됩니다.

그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역경지수입니다.



망한 프로젝트는 없다, 덜 발견된 인사이트만 있을 뿐

지금 여러분의 커리어 타임라인에도 원치 않는 실패가 있나요? 그렇다면 슬랙의 창업자와 마케터 A님의 사례처럼 그 실패를 찬찬히 뜯어보세요.

프로젝트는 실패했지만, 그 과정에서 깐깐한 클라이언트를 설득했던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남았을지 모릅니다.

창업은 실패했지만, 맨땅에 헤딩하며 배운 세무·회계·계약·영업 지식은 남았을지 모릅니다.

팀이 해체되었지만, 함께 밤새웠던 동료와의 신뢰와 네트워크는 남았을지 모릅니다.

역경지수가 낮은 사람은 실패를 떠올릴 때마다 그때 잃어버린 것만 세어 봅니다. 반대로 역경지수가 높은 사람은 이렇게 묻습니다.

"여기서 건질 수 있는 경험은 뭐지?"
"이 경험을 다음 챕터에서 어디에 쓸 수 있을까?"

그들은 실패를 매몰 비용으로만 보지 않고, 미래의 자산으로 재가공합니다. 당신의 커리어 타임라인에 찍힌 그 점이 마침표가 될지, 화려한 피벗의 시작점이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오직 그 점을 바라보는 당신의 관점에 달려 있습니다.



역경지수를 키우는 1분 연습

그렇다면 역경지수를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거창한 훈련이 아니라, 오늘 바로 해볼 수 있는 작은 연습 하나면 충분합니다.

내 타임라인에서 검은 점이라고 느껴지는 사건 하나를 고릅니다. (실패한 프로젝트, 원치 않은 퇴사 등)

그 사건을 통해 얻은 것·배운 것·깨달은 것을 최소 3가지 적어봅니다. (기술, 관계, 통찰, 나에 대한 이해 등)

마지막으로 이 문장을 완성해 봅니다.

"이 일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________을 모른 채 살고 있었을 것이다."

앞서 소개한 마케터 A님이라면 이렇게 적었을 것입니다.

"이 일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내 진짜 강점이 데이터 분석에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살고 있었을 것이다."

이 한 줄을 적는 순간, 그 사건은 더 이상 단순한 흑역사가 아니라 다음 챕터를 준비하게 만든 장면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지금 당신의 커리어는 잠시 암전된 상태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영화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반전은
주인공이 가장 깊은 바닥에서
무언가를 집어 들었을 때 시작된다는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