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홀릭과 방관 사이, 위태로운 줄 위를 걷는 법

커리어를 성장시키는 7가지 공식, ② 균형감각이라는 능력

by NARRIVO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를 기억하시나요? 넘어지지 않으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요? 핸들을 더 꽉 잡는 것일까요? 발을 땅에 대고 안 움직이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페달을 밟아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자전거는 멈춰 있을 때 가장 잘 넘어집니다. 적당한 속도로 앞으로 움직여야 비로소 왼쪽, 오른쪽으로 기우뚱거리면서 중심을 잡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커리어도 자전거 타기와 똑같습니다. 많은 사람이 워라밸을 말할 때 칼로 자르듯 일과 삶을 50:50으로 나누려고 합니다. 하지만 커리어에서의 진짜 균형은 멈춰 서서 무게를 재는 데 있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중심을 옮겨가는 것. 오늘 이야기할 두 번째 공식은 바로 이 동적 균형,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버티게 해주는 능력, '균형감각'입니다.



왜 사무실에서 자전거를 탔을까?

영화 <인턴>에는 상징적인 장면이 나옵니다. 많은 직원이 분주하게 일하는 스타트업 사무실, 30대 여성 CEO 줄스가 자전거를 타고 사무실 한가운데를 가로지릅니다.

Adjust_the_image_to_have_a_169_aspect_ratio_ensu-1764744683201.png

그녀는 1분 1초가 아까워 사무실 내 이동 시간조차 줄이려 합니다. 회의를 하면서 동시에 고객 전화를 받고, 포장 배송에 문제가 생기면 직접 공장으로 달려가 박스 테이프를 붙입니다. 직원들은 그런 그녀의 열정에 감탄하며 따릅니다.

겉으로 보기엔 줄스는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리더입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우리는 자전거 위에 앉은 그녀의 위태로움을 보게 됩니다.

남편과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고, 투자자들은 외부 전문경영인 영입을 압박합니다. 줄스는 '내가 페달을 멈추는 순간, 이 회사도 멈출 거야'라는 강박에 시달립니다.

누구보다 빨리 달리고 있었지만, 핸들을 너무 꽉 쥐어 시야는 좁아졌고 작은 돌부리 하나에도 휘청거리는 상태였습니다. 그녀에게 부족했던 것은 열정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속도를 조절하고 숨을 고르는 균형감각이었습니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워커홀릭 vs 변화가 두려운 방관자

커리어 상담을 하다 보면 영화 속 줄스처럼 균형을 잃고 쓰러지기 직전인 사람들을 자주 만납니다. 흥미로운 건, 균형을 잃는 모습이 서로 정반대 방향으로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① 브레이크가 고장 난 워커홀릭

성과는 늘 좋습니다. 하지만 한계가 오기 직전까지 자신을 몰아붙입니다. 이들에게 커리어는 전력 질주뿐입니다. 자전거 페달을 쉬지 않고 미친 듯이 밟으면 어떻게 될까요? 처음에는 누구보다 빠르게 나아가는 것 같지만, 곧 다리에 쥐가 나거나, 체인이 끊어지거나, 작은 돌부리에 한 번에 나가떨어집니다.

② 변화가 두려운 방관자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를 입에 달고 삽니다. 새로운 기술, 새로운 역할, 새로운 프로젝트를 피합니다. 안정이라는 이유로 오래 머무르지만, 어느 순간 시장에서 점점 뒤로 밀려나 있습니다. 자전거는 속도가 너무 느려지면 오히려 중심을 잃고 쓰러집니다. 커리어 시장에서의 현상 유지는 대부분 '천천히 도태되는 중'을 의미합니다.

Create_an_infographic_titled_The_Art_of_Balance-1764745073024.png

진짜 균형감각은 이 두 극단 중 어느 한쪽에 머무는 능력이 아니라, 두 사이를 오가며 조절하는 능력입니다.

마감 직전에는 전력 질주해야 할 때가 있고,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는 일부러 페이스를 늦추고 숨을 고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균형은 언제나 중간에 있는 상태가 아니라, 좌우로 흔들리되 넘어지지 않는 선에서 조절하는 능력입니다.



몰입인가, 의존인가?

균형감각이 무너진 사람들이 가장 자주 빠지는 착각이 있습니다. 바로 몰입과 의존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영화 초반의 줄스를 보면 일에 완전히 몰입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실상은 일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배송 오류 같은 작은 실수 하나에도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자신이 못 챙겨서 문제가 생긴 거라며 모든 책임을 혼자 떠안으려 합니다.

회사와 성과가 없으면 자신을 설명할 수 없는 상태, 이건 몰입이 아니라 중독에 가까운 의존입니다. 정리하면 이렇게 나눌 수 있습니다.

몰입 : 내가 일의 주인이 되는 상태 (내가 일을 컨트롤한다)

의존 : 일이 나의 주인이 되는 상태 (일이 내 기분과 자존감을 컨트롤한다)

영화 속 70대 인턴 벤이 줄스에게 가르쳐 준 것이 바로 이 차이입니다. 그는 줄스가 CEO 자리에서 물러날 위기에 처했을 때, 조용히 이렇게 상기시킵니다.

"당신은 이 회사를 만든 사람이지, 회사의 부속품이 아니에요."

균형감각을 가진 사람은 일할 때는 무섭게 집중하지만, 퇴근 후에는 스위치를 끄고 나로 돌아올 줄 압니다. 일이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인 것은 맞지만, 일 자체가 내 삶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아는 사람. 이게 몰입과 의존을 가르는 결정적 차이입니다.



완벽주의와 대충주의 사이의 줄타기

균형감각은 얼마나 일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일하느냐에도 적용됩니다.

줄스는 고객에게 나가는 박스 포장 상태까지 직접 검수해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습니다.

"아직 부족해, 더 완벽해야 해."

이런 사람들은 두 가지 위험에 노출됩니다. 실패가 두려워 실행이 늦어지거나, 모든 짐을 혼자 짊어지다가 타이밍을 통째로 놓칩니다.

반대편에는 대충주의자가 있습니다.

"이 정도면 됐지, 일단 보내."

디테일을 챙기지 않고 속도만 냅니다. 결과물은 나오지만 퀄리티가 낮아 신뢰를 잃기 쉽습니다. 이는 브레이크 없이 내리막길을 달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속도는 나지만, 한 번 사고 나면 크게 다칩니다.

커리어를 성장시키는 균형감각은 이 두 극단 사이에서 상황별 최적점을 찾는 능력입니다.

때로는 줄스처럼 디테일에 집착해야 할 때가 있고, 때로는 벤처럼 믿고 맡기며 흐름과 타이밍을 보는 편이 더 나을 때가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실행하는 용기와 디테일을 놓치지 않으려는 집요함. 이 상반된 두 가치를 상황에 맞게 조율하는 것이야말로 탁월한 일잘러들의 핵심 역량입니다.



당신의 커리어 속도계, 지금 정상인가?

영화의 마지막에서 줄스는 여전히 바쁜 CEO입니다. 하지만 달라진 점이 하나 있습니다.

더 이상 불안에 떨며 사무실에서 자전거를 타지 않습니다. 대신 공원에서 벤과 함께 태극권을 하며 호흡을 가다듬습니다. 그녀는 깨달았습니다. 더 멀리, 더 오래 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나의 속도를 확인하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사실을요.

Adjust_the_image_to_have_a_169_aspect_ratio_ensu-1764745486688.png

이번 주에는 잠시 멈춰 서서 여러분의 커리어 속도계를 한 번 점검해보면 좋겠습니다.

나는 지금 핸들을 너무 꽉 쥐고 건강, 관계, 시장의 변화를 놓치고 있지는 않나?

반대로, 너무 느리게 달려서 자전거가 비틀거리고 있지는 않나? '현상 유지'라는 말 뒤에 숨은 도태는 없나?

일의 성과와 직함이 사라지면 나는 여전히 나 자신을 설명할 수 있나? 아니면 나도 모르게 일에 의존하고 있지는 않나?

자전거를 탈 때 계속해서 핸들과 몸의 균형을 미세하게 조정해야 넘어지지 않듯이, 커리어의 균형도 한 번 맞춰 놓으면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균형은 가만히 서 있는 상태가 아니라,
넘어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수정하고, 조율하는
치열한 과정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견디며 나만의 속도를 찾아가는 능력, 그게 바로 커리어를 성장시키는 균형감각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똑같이 위기를 겪어도 어떤 사람은 다음 챕터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