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리즈는 내가 어릴 때 부모님으로부터 들었던 부모님이 살아온 이야기와 내가 직접 경험한 일들이 주요 제재(題材)이다.
첫 번째 이야기인 <역사 앞에서>는 부모님의 이야기만 다룬다.
인물 관계도
▪︎ 할아버지, 할머니
: 할아버지는 출생연도를 모른다. 1880년대 어느 해일 거라 추측할 뿐이다. 1933년 아버지가 아홉 살이시던 해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서당 훈장 선생님이셨던 할아버지는 글공부만 하신 백면서생(白面書生)이셨다고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할머니 역시 언제 태어나신 지는 모르겠으나 돌아가신 해만 정확히 기억난다. 1944년 해방하기 바로 1년 전. 구 남매의 어머니셨는데, 내 아버지는 할머니가 가장 애틋하게 생각하는 막내아들이셨다.
▪︎ 아버지 (1924~1996년)
: 9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19살에는 큰아버지와 군자금을 조달한 이력이 있다. 해방되기 1,2년 전에 정신적으로 따르던 큰 형님과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해방 후 대한민국 군인이 되어 복무 중 6.25 전쟁이 발발해 참전하였다. 크고 작은 많은 전투에 참전하던 중 상이군인이 되었다. 휴전 후 아홉 살 어린, 친구의 조카와 결혼을 하였고, 사 남매의 아버지로 살았다. 5년간 지병으로 힘들게 지내시다 1996년에 소천하셨다.
▪︎ 엄마(1933~1997)
: 마름 집 큰딸로 태어나 남부러울 것이 없이 자랐지만, 엄마가 돌아가시고 새엄마가 들어오면서 고단한 삶이 시작된다. 유일하게 의지하고 사랑하던 할머니가 새엄마와 갈등을 빚다 돌아가신 걸 지켜본 이후로 평생 가슴 아파하며 살았다. 아홉 살 많은 어린 외삼촌의 친구와 결혼하여 평생을 헌신하는 삶을 실천한다. 경제력이 강한 여장부라는 말을 주변 사람들에게 들으면서 살아오셨다. 남편의 죽음을 슬퍼하시다 지주막 하출혈로 쓰러진 뒤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다 생을 마감한다.
▪︎ 외증조모(1880~1979)
:19세기에 태어나 99세 되던 겨울에 돌아가신다. 며느리를 먼저 보내고 어린 소녀와 손자들을 새 며느리의 구박으로부터 방패가 되어준 분이다. 사람만 좋고 우유부단한 아들로 인해 삶이 고단했다.
▪︎ 외조부(1898~1976), 외조모
: 2대째 마름으로 동네에서 인심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았지만 아내가 죽은 후 재혼을 하면서 심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돌아가셨다. 잘못된 선택으로 한평생 사랑하는 딸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살았다.
외조모는 얼굴이 곱고 심성이 고운 양반가 규수였다. 외조부와 결혼 후 엄마를 포함해 아들 둘을 낳고 산후병으로 돌아가신다.
▪︎ 셋째 큰아버지(1916~1944)
: 경성에서 대학교육까지 받았던 엘리트이셨고 독립운동하시는 이들의 군자금 조달책으로 활동하시다 해방 전 돌아가시는 비운의 인물이시다. 슬하에 아들 둘 유복자 딸을 두시고 떠나셨다. 아버지가 가장 존경하던 형님이시다.
▪︎ 셋째 큰엄마(1919~2005)
: 셋째 큰아버지와 결혼해 두 아들과 딸을 낳으시고 큰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평생 미망인으로 사시다 2000년 초에 돌아가셨다. 일찍 돌아가신 할머니를 대신해 집안 대소사를 다 치르신 집안의 큰 어른이셨다.
▪︎넷째 큰아버지(1918~ 1991)
: 아버지의 넷째 형님 광산 일을 하셔서 평생 병든 폐로 인해 병원에 입원하신 날이 더 많았던 삶을 사셨다. 그나마 다행인 건 자식들이 다 자수성가해서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살아간다.
▪︎다섯째 큰아버지(1920~2002)
: 아버지의 형제 중 기골이 가장 크셨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에 강제 징용을 갔다 온 후 땅과 돈에 집념이 커졌고, 평생을 부농으로 사셨지만 큰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홀아비로 평생을 사셨다. 4남 1녀의 아버지이셨다.
▪︎ 두 분의 고모 내가 태어나기 전에 두 분 다 돌아가셔서 기억에 없다.
▪︎윤가(尹哥)
: 엄마의 외삼촌이자 아버지의 친구. 아버지가 군인이 되는데 영향을 끼친 분이다. 시류의 흐름에 잘 대응한 속물적인 구석이 많은 분이셨다. 그래서 엄마는 그리 좋아하시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새 외조모
: 외조부와의 결혼이 세 번째였다. 딸하나에 아들 둘을 낳았는데 삼 남매가 모두 아버지가 달랐다. 자신의 자식을 위해 독하게 살기로 맘을 먹고 그리 살다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