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9. 날씨 : 맑음
부스스 눈이 떠졌다. 핸드폰을 보니 오전 9시, 원래라면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해야하는 시간이지만 오늘은 휴무일이다. 그래도 휴무일인데도 9시면 일어나 오전 일정을 하지만, 오늘은 일정이 빡빡하지 않아 좀 더 누워서 핸드폰으로 쇼츠와 웹툰을 보기로 했다.
누워서 쇼츠를 보고 웹툰을 보는 사이 어느새 시간이 11시가 되었다. 아무 생각 없이 핸드폰을 보다 보니 2시간이 훌쩍 지나니 허무했고, 지나간 시간이 아까웠다. 2시간이면 배달앱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어제 에세이를 마무리하고도 충분히 남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오전에 깨달은 점은, 누워서 쇼츠 보고 웹툰 보는 것은 피로가 풀리지도 않고 오히려 더 피곤함을 느끼게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핸드폰을 하지 않고 몸을 뒤척이다가 일어나기로 다짐했다. 앞으로의 휴무일을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씻고 나온 뒤 오늘의 일정을 체크했다. 배달앱 체크리스트 작성 / 전날 에세이 작성 / 오늘 에세이 작성 / 당근 포스 설치 / 당근 비즈프로필 관리 등 오늘 일정은 이 정도로 타협했다. 많은 것 같지만 휴무일에 이 정도 일정은 매번 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익숙하다. 오히려 일정을 다 끝낸 뒤 성취감이 더 크기에 빨리 일정들을 소화하고 싶다.
늦게 일어나서 그런지 배달앱 체크리스트 / 전날 에세이 업로드만 했는데도 12시가 되었다. 오늘 점심은 여자친구와 한솥을 배달 시켜 먹기로 했다. 한솥을 주문하고 오후에 집 청소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 미리 정리를 해둔다. 배달이 도착하고 오랜만에 먹는 치킨마요는 꽤 맛있었다.
점심을 든든하게 먹고 당근 포스를 설치하러 전기자전거를 타고 매장에 갔다. 아침에 출근할 때는 추웠는데 점심때 나오니 날씨가 따뜻해 전기자전거를 타고 은파호수공원에 가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오늘 일정이 많으므로 서둘러 매장으로 간다.
당근 포스를 설치했는데 메모리가 80% 후반까지 치솟았다. 요즘 가끔씩 메모리가 과부하가 되어 포스가 먹통이 되기도 하는데, 배달이 많을 때 먹통이 되었을 때는 정말 멘붕이었다. 그래서 포스회사에 전화해 메모리 문의를 했고, 가상 메모리와 메모리를 세팅해 넉넉하게 늘려 주셨다.
당근 포스 입점 승인요청도 완료하고 메모리도 넉넉하게 하고 전기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1주일 동안 못했던 집 청소와 화장실 청소를 깔끔하게 했다. 깔끔해진 집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오늘 오후 6시에 여자친구 부모님과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서둘러 당근 비즈프로필 소식을 작성했다.
GPT만 있으면 당근에 올릴 소식을 쉽게 작성할 수 있다. 내가 들어갔으면 좋을 것 같은 문구들을 넣어 입력하면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 다듬어주면 멋진 문구로 사용이 가능하다. 그래서 짧은 시간 안에 소식을 3개나 올릴 수 있었다. GPT가 있어서 정말 편해진 것을 새삼 느껴본다.
어느새 5시 40분이 되어서 여자친구 부모님 집으로 갈 준비를 했다. 오늘은 여자친구 부모님이 소고기 선물이 들어왔다고 집에서 소고기를 구워 주신다고 하셔서 한껏 기대를 하고는 카카오 택시를 불렀다. 빈손으로 갈 수는 없어 세스코에서 선물로 들어온 선물세트를 들고 택시에 탑승했다.
여자친구 부모님 집에 도착하고 집에 들어가니 스테이크용 부채살이 오와열을 맞춰 쟁반에 가지런히 올려져 있었다. 그리고 인덕션에는 큰 찜기가 끓고 있었는데 꽃게도 같이 먹는다고 하셨다. 여자친구 남동생이 고기를 구웠는데 고기의 향이 좋았고, 소고기라 빠르게 굽고 남은 육즙과 기름에 버섯과 마늘을 버터로 볶으니 향이 예술이었다.
1층이 회사이기 때문에 부모님이 퇴근하고 올라오셨다. 인사를 드리고 선물세트도 같이 드렸다. 여자친구와 함께 상을 차리고 어머니는 김치를 준비해 주셨다. 아버지께서는 배고프시다고, 오늘 회사 점심을 차려주시는 이모님이 무치신 양념꽃게를 드시며 맛있다고 나도 한 번 먹어보라고 하셨다.
양념꽃게와 따뜻한 밥 한 숟가락을 떠서 먹으니 양념이 많이 짜지도 맵지도 않아 정말 맛있었다. 한 숟가락을 먹고 마저 상차림을 도와드렸다. 식탁에 버너와 불판을 가져와 초벌로 구운 소고기를 약한 불로 아버지께서 마저 구워 주셨다.
소고기를 버섯과 함께 먹으니 소고기는 입안에서 녹고, 고기 등급이 높은지 육향도 좋았다. 킥은 표고버섯이었는데, 버터에 구운 표고버섯의 풍미는 소고기 저리가라 할 만큼 맛있었다. 아버지께서 기분이 좋으셨는지 청하를 가져오라고 하셨고, 어머니와 남동생은 감기 기운이 있어 둘만 마시게 되었다.
고기를 먹던 중 아버지께서 나랑 여자친구가 저녁에 매장에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셨다. 저녁을 먹는 것은 좋은데 너무 배달음식만 먹지 말고, 이모님한테 이야기를 해 놓을 테니 반찬 필요한 게 있으면 가져가서 저녁에 같이 먹으라고 말씀해 주셨다.
이모님 반찬이면 저녁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항상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을드렸다. 아버지께서 이제 우리는 식구니까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이야기를 하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말씀을 듣고 가슴 한편이 뭉클해졌다. 나를 마치 아들처럼 신경을 써주시는데 그만큼 나도 여자친구한테 잘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고기를 다 먹고 꽃게를 먹었다. 꽃게가 수율이 높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게살은 정말 맛있었다. 남은 꽃게는 남동생이 라면이랑 볶음밥을 해 왔다. 꽃게로 끓인 라면은 마치 꽃게탕을 먹는 것 같았고, 게살 볶음밥은 풍미가 좋았다. 남동생이 요리를 잘해 이렇게 종종 솜씨를 보여주고, 덕분에 입이 호강을 받고 있다.
남동생이 12월에는 서울에 올라가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아버지가 저녁 일정이 없으시면 수요일 저녁은 집에서 다 같이 식사를 하자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하하호호 서로의 이야기를 하면서 행복하고 맛있는 저녁 식사를 즐겼고, 따뜻한 온기인지 술기운인지 뭔가 모르게 기분이 벅차올랐다.
여자친구와 결혼을 위해 군산에 내려왔고 여자친구의 사랑이 있지만, 자영업을 하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없는 게 가장 슬픈 일이었다. 하지만 여자친구 부모님이 가족처럼 신경을 써주시고 가족의 울타리에 들어오게 되니 덜 슬프게 되었다.
그렇게 즐겁고 따뜻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가족의 사랑을 받았으니 내일은 우리 부모님께 전화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부터 다시 출근이기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오늘 일정도 다 소화를 했으니 행복했던 일들을 생각하며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든다.
**사장 노트**
휴무 오전: 쇼츠 금지 다짐
당근 포스 설치·메모리 증설
비즈프로필 소식 3건 작성
가족 식사: 소고기·꽃게
감사 루틴: 부모님께 연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