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두려움은
눈앞에 분명히 있었지만
이름을 붙이기엔 애매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크게 실패할 것 같지도 않았고,
당장 무너질 것 같지도 않았지만
마음 한편에서
자꾸만 발걸음을 붙잡는 감정.
괜히 한 번 더 망설이게 만들고,
괜히 지금의 자리에 머물게 하는
이유 없는 불안 같은 것이었다.
두려움은
늘 “아직 때가 아니야”라는 말로
나를 설득했다.
조금만 더 준비하자고,
조금만 더 생각해 보자고.
그 말이 틀린 건 아니었지만
그 사이에
나는 많은 순간을 흘려보냈다.
올해에서야
조금 알게 되었다.
두려움은
앞을 가로막는 벽이 아니라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알려주는 표지판이라는 것을.
두려움이 있다는 건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여전히 무언가를 바라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을.
그래서 이제는
두려움을 없애려 하지 않는다.
다만 그 옆에 서서
“그래도 나는 한 걸음 가볼 거야”라고
말해보려 한다.
올해의 두려움은
나를 멈추게도 했지만,
결국은
나를 더 신중하게
앞으로 보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