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1 — 가능성의 자리에서

by 멈춤의 일기장

올해의 가능성은
눈에 띄는 성취로 오지 않았다.
대신
포기하지 않고 남아 있던 마음의 형태로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한계를 마주한 뒤에도
완전히 내려놓지 않았던 것들,
조금 느려져도
다시 돌아와 붙잡았던 방향들.

그 안에
나의 가능성이 있었다.

예전에는
가능성을 미래의 어떤 모습으로 생각했다.
언젠가 더 잘하게 될 나,
언젠가 충분해질 나.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가능성은
이미 지나온 시간 속에서
확인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힘들어도 다시 시작했던 날,
두려움이 있어도 한 발을 내딛었던 순간,
흔들리면서도
자신을 버리지 않았던 선택들.

그 모든 장면들이
“나는 아직 여기에 있다”는
분명한 증거였다.

그래서 이제는
가능성을 멀리서 찾지 않는다.
지금 이 자리에서,
이미 해내고 있는 나에게서
조용히 꺼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