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 장애

아들이 가진 천재적 인물들의 장애(?)...

by The Silent Father

말 못 할 아기였을 때 아들은 한 번씩 울음을 터뜨렸다.


울음은 초보 부모에게 자신의 아픔을 전달하는 유일한 통로였고


무엇보다 다른 모든 것들을 뒤로 미루게 하는 힘이 있었다.


그런데 커가는 키에 반비례해 아들의 울음은 점점 줄어들었다.


그리고 아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우리 감각도 둔해져 갔다.


오랫동안 '울음 없는 아들은 잘 지내는 아들'이라는 착각이 우리를 속였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다 자란 아들이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았다.


(사실 장애는 모든 사람에게 있다. 종류와 크기가 다를 뿐... 그래서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다.)


아들을 이해하기 위해 양극성 장애를 가졌던 대표적 인물들을 검색해 보았다.


깜짝 놀랐다.


화가로는 파블로 피카소, 빈센트 반 고흐, 에드바르 뭉크...

음악가로는 루트비히 베토벤, 볼프강 모차르트, 로버트 슈만...

문학가로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버지니아 울프, 로드 바이런...

과학자로는 아이작 뉴턴, 토마스 에디슨, 앨런 튜링, 니콜라 테슬라...

정치가로는 에이브러햄 링컨, 윈스턴 처칠,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하나 같이 각 분야의 천재들이었다.


특히 나의 롤모델인 찰스 스펄전도 그러했다.


“어제의 영광이 오늘은 괴로움이 된다.

나는 한순간에 하늘을 날다가, 다음 순간에는 무덤 속에 있는 듯하다.”

(스펄전, Letter to his friend, 1869)


그래서 '양극성 장애가 정말 장애인가?'라는 의문이 생겼다.


양극성은 조울증 즉, 서로 상반되는 조증과 우울증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조증은 뇌의 에너지가 과활성 되어 감정과 사고가 극도로 가속화된 상태이고


우울증은 반대로 에너지가 저활성 되어 감정과 사고가 극도로 다운된 상태이다.


그래서 양극성 장애에 대한 표현들은 서로 일맥상통했다.


"나의 마음은 번개처럼 일고, 곧바로 폭풍에 휩싸인다.

하늘의 법칙을 본 후, 나는 다시 어둠 속으로 떨어진다.” — 뉴튼


"내 머릿속에는 빛과 번개가 폭발한다.

그것이 사라지면 나는 어둠 속에 가라앉는다.” — 테슬라


“나는 너무나 뜨겁게 타올라, 결국 스스로를 태운다.

기쁨과 절망이 같은 불 속에서 타오른다.” — 고흐


“나는 하늘의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그 하늘은 나를 외면한다.” — 베토벤


“내 안의 두 남자가 싸운다.

한 남자는 세상을 정복하려 하고, 다른 남자는 세상을 떠나려 한다.” — 헤밍웨이


위의 표현들은 병에 대한 단순한 고백이 아니라


내면의 빛과 어둠에 대한 감정의 가장 깊은 진폭에 대한 기록이었다.


만일 천재들에게 조증만 주어졌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너무나 뜨겁게 타오른 천재성이 그들을 단숨에 삼켰을 것 같다.


그 타오른 천재성을 식혀주고 그들을 보호해 준 것은 우울증이 아닐까?


마치 번개로부터 건물을 보호해 주는 피뢰침처럼,

과열된 전기로부터 전자제품을 지켜주는 휴즈처럼,

일중독으로 인한 번아웃을 막아주는 숙면처럼...


매일 깨어나고 매일 자는 것이 당연하고 정상적 일상이듯


천재성을 타오르게 하는 조증과 천재성을 식혀주는 우울증의 반복은 천재들에게 주어진 일상이리라…


하지만 내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두 극단적 감정 사이에서 아들이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느냐이다.


천재적 아들보다 행복한 아들이 되길 바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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