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의 날을 챙기는 특이한 한국인
<나고야의 날을 챙기는 특이한 한국인>
일본에는 ‘고로아와세’라는 것이 있다. 한국으로 치면 이삿짐센터 전화번호를 2424로 하는 이유 같은 것이다. 2424는 ‘이사이사’로 ‘이사’를 뜻하지 않는가. 그것처럼 숫자를 일본어 독법으로 읽어 말이 되게 하는 방법이 바로 이 고로아와세이다.
이 고로아와세를 이용해 ‘나고야’를 읽어보면 758이 된다. 그래서 나고야에서 사카에를 중심으로 다니는 버스 번호에도 ‘C-758’이란 버스가 있다. 그리고 토/일/공휴일에만 사용할 수 있는 저렴한 1일 교통권 ‘도니치 에코킾푸’을 매월 8일이면 주말/공휴일이 아니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건 나고야의 ‘야=8’와 관련이 있다.
그래서 헤이세이 7년(1995년) 5월 8일에 나고야에서 ‘나고야의 날’ 행사를 했었다는 건, 나고야 친구한테 들었었다. 그때 생각했다. 다음 나고야의 날에는 나는 꼭 나고야에 가겠다고. 그리고 드디어 ‘레이와 7년(2025년) 5월 8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망설임없이 나고야행 항공권을 샀다. 레이와 시대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지만, 쇼와가 61년, 헤이세이가 31년이 지속된 것으로 볼 때, 레이와도 꽤 오래 지속될 수도 있고, 이번에 놓치면 언제또 나고야의 날을 맞이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축제’같은 건 아무리 검색을 해 봐도 나오지 않았다. 왠지 모르겠지만 레이와의 나고야의 날에는 큰 행사 같은 건 하지 않는 듯했다. 다만, 기념이 될 수 있는 것을 받을 수는 있었다.
메이테츠와 나고야시교통국에서 나고야의 날 기념 1일 승차권을 판매했고, 신사나 신궁에서 나고야의 날 관련 슈인*을 주는 곳도 있었고, 나고야의 날 기념 에코백을 무료로! 주는 곳도 있었다. 5월 7일에 나고야에 입국한 나는, 바로 다음 날인 8일에 그 온갖 곳을 돌아다니면서 받을 수 있는 건 다 받았다. 심지어 나고야시교통국의 기념 승차권은 7월 말부터 배부하는데 선착순이라고 해서, 당시에 나고야에 살고 있던 한국인 친구에게 미리 부탁해 받아 놓았을 정도였다.
그런데 막상 돌아다니다 보니, 나고야의 날을 챙기러 기념품을 받으러 다닐 때, 사람들이 줄을 엄청 서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나고야의 날을 그렇게 감명깊게 보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듯했다. 정작 ‘나고야 사람’들은 그 정도의 열정이 없는데, ‘고작’ 나고야에 잠깐 살았을 뿐인 한국인이 ‘굳이’ 한국에서 나고야까지 와서 기념하고 다닌 것이다. 지금은 나고야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중 연락되는 사람이 없어서 자랑하지는 못했지만, 만약 ‘찐 나고야 사람’이 봤다면 ‘진짜 특이한 외국인이네’라고 하지 않았을까.
*슈인(朱印): 해당 신사나 신궁의 도장이 찍힌 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