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며 느낀 감정들, '신비로움'

by onni


나는 원래 아이들을 좋아했다.

어려서부터 동생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많았다.

나를 지켜주고 보호해 주는 오빠도 좋지만, 내가 지켜주고 사랑해 줄 수 있는 동생도 갖고 싶었던 것 같다.


성인이 되어서 사촌 언니가 아기를 낳았을 때 아기를 보러 언니 집에 놀러 간 적이 있다.

귀여운 아기를 품에 안아보았는데 너무나 따뜻하고 부드럽고 신비로웠다.

아기도 기분이 좋은지 편안히 안겨있었는데 ‘아기가 네가 좋은가보다’며 울지도 않고 잘 있다고 했다.


그러게, 나는 원래 아이들을 좋아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나오는 아기들을 보는 것이 좋았다. 아기들 영상을 보면 힐링이 되고 행복해졌다.

그래서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다.

다른 사람의 아기도 이렇게 귀엽고 예쁜데, 내 아이는 얼마나 예쁠까.


그런데 남편은 조금 생각이 달랐다.

남편은 주변에 아이를 낳고 키우는 엄마 아빠들을 보면서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일이 여자에게 얼마나 큰 고통일지 상상하면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육아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아이를 갖는다는 행복도 생각하지만, 그 이면에 보이지 않는 숭고한 희생이 얼마나 많은 눈물과 고통을 수반하는지, 그것을 감내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때 나는 아이를 갖는다는 것만으로도 벅차고 행복할 것 같아 힘든 것도 다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무렵, 우리에게 아기 천사가 찾아왔다.


평소와 다른 컨디션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았는데 아기집이 생겼다고 했다.

병원에서 받은 첫 초음파 사진을 들고 병원 엘리베이터에서 한참을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나… 임신이래!’


기쁘고 감격스럽다가도, 얼떨떨하고, 신기하고, 이제부터 뭘 해야 하지? 생각이 많아지는 순간이었다.

가족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니 축하와 축복이 쏟아졌다.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하고 기쁨이 한가득 차올랐다.


갑자기 말과 행동도 조심스러워졌다.

먹는 것도, 입는 것도, 나의 생활들 하나하나가 더 세심하게 쪼개져 세심하게 조심스러워졌다.

당장 책부터 찾아 읽어보게 되고, 임신 기간 중 무엇을 하면 좋을지,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찾아보고 확인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렇게 나는 아가와의 신비로운 삶의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