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엄마의 예민한 아이 키우기 2

by 한냥이

그래서 나를 내려놓기로 했다.


우선 집에 있는 시계를 치웠다.

아이의 친구들과 약속을 잡지 않았다.

하원 후에 수행해야 할 일정을 아무것도 만들지 않았다.


그리고 나와 아이에게 주는 선택지를 좁혔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이가 세 벌의 옷 중에서 입고 갈 옷을 고르게 했다.

이전처럼 모든 옷장을 뒤지지 않게 했다.

좁아진 선택지는 아이에게 오히려 안정감을 주었다.

예측 가능성과 통제감이 있을 때, 오히려 아이는 편안함을 느꼈다.


사실 이것들은 나를 위한 것이었다.

시간에 쫓기지 않게, 강박을 느끼지 않게.


그저 집에서 아이를 널브러지게 했고, 아이를 기다려보았다.


그리고 하나 더.

아이를 많이 안아줬다.

사실 우리에겐 해야 할 일이 없어지니,

아이를 쳐다볼 시간이, 아이를 안아줄 시간이 많아졌다.

알다시피, 포옹은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해 예민을 낮추는 데에 도움이 된다.

아이는 점점 평온해졌다.




나와 남편은 무엇보다,

아이의 '예민함'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애썼다.

사실 이 단어는 그 자체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예민한 성격이다.', '예민한 사람이다.'라는 표현은 칭찬이라기 보단 부정적인 평가이다.


그래서 '섬세하다'라는 표현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아이의 섬세함을 칭찬했고,

아이의 섬세함을 우리 가족의 삶에 녹였다.


아이에게 음식 간을 봐달라고 요청했고,

아이에게 동생의 기저귀에 똥 냄새가 나면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붙이는 라벨을 바꾸니, 아이들은 사실 그대로인데 변한 것처럼 보였다.

'고집 센' 아이는 '의지가 강한' 아이로,

'산만한' 아이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로,

'소심한' 아이는 '신중한' 아이로,

'행동이 느린' 아이는 '차분한' 아이로,

'예민한' 아이는 '섬세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가 되었다.


대게 사람은 자신의, 혹은 아이의 강점보단 단점, 부족한 점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 부분을 걱정한다.


아이가 가진 강점을 더 눈여겨보고,

아이가 부족해 보이는 부분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준다면, 적어도 그 아이는 마음 편한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아이를 키웠고, 아이가 5세가 되어 유치원에 입학할 시점이 되었다.

엄마로서 교육 욕심도 있었고, 아이도 학습 욕구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섬세한 이 아이를 '마음 편한'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그래서 병설 유치원에 보냈다.

자유 놀이를 중시하는 곳이었다.

첫째 아이에게는 자유로운 놀이 경험을 통해 스스로 자극을 조절하고 정서적 안정을 회복할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누나와는 매우 다른 성향의 둘째 아이는 병설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다.


우리 동네에서 병설 유치원 보내는 엄마는 교육에 관심 없는 엄마로 분류된다.

사립 유치원, 영어 유치원이나 놀이학교를 보내는 분들이 대다수이다.

내 아이는 섬세한 기질로 세상의 자극이 불편하고 힘든 아이였다. 이 아이에게 지식을 가르치는 교육은 천천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난 아이의 머리보다 마음이 자라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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