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노력의 상관관계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

by 이시안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먹고 살기도 어렵고, 꿈꾸기에는 더 어려운 세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많은 강사들은, 성공한 사람들은 얘기한다. 꿈을 꾸며 살라고.

꿈을 가지고 노력하면 꼭 이룰 수 있다고 한다.

노오력.

우리는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귀중한 시간과 자원을 투자해서 노력하면 정말 꿈을 이룰 수 있는가?


학창시절, 성적표가 나오는 날이면 누구나 으레 들었던 말일 것이다.

”네가 공부를 열심히 안 해서 그래.“

아… 나만 들었던 말인가? 다들 공부 잘 하셨나? 그럼 할 말 없고….

우리는 학창시절 공부할 때 항상 같은 말을 듣는다.

너의 노력 부족이다. 엉덩이를 더 무겁게 했어야했다. 네가 놀 때 다른 애들은….

물론 노력을 하면 성적은 올랐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런데 과외든 학원이든 자습이든 뭐든 열심히 한 친구들도 있었다.

그 친구들은 재밌게도 자습으로만 버텼던 나보다 성적이 더 안 나왔었다.

그렇다면 그 친구들은 노력을 안 했던 것일까?


고등학교 때 성우의 꿈을 처음 꾸고, 군대를 전역하고 난 뒤 나는 본격적으로 성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연기 공부를 시작했다. 당연하지만 열심히 해야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에 어떻게든 열심히 해보려 했다.

하지만 공부만 했었던 과거 때문에 예술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열심히 하는 거고 잘 하는건지 몰랐다.

답답했다. 공식이 있는 듯 없는 듯,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정답은 있는 것 같고….

내가 하는 연기가 몇 점의 연기인지 결과를 눈으로 확인 할 수도 없어서 더욱 답답했다.

그래도 이 길 저 길을 헤매며 나름의 열심을 낸 결과…!

5년 간 두드린 방송국 공채시험에서는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예술이라는 것도 학교 공부처럼 엉덩이를 붙이고 해야하는 것일까?

죽어라 라디오 드라마를 들으며 따라하는 건 방법이 틀린 걸까?

선생님의 연기 지도를 이해 못하는 난 재능이 없는게 아닐까?


내가 퍼부은 시간에 비례해 자괴감도 점점 깊어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성우 연기 공부만 했는데 이게 안 되면 난 어떻게 하지?

그리고 그 때 KBS에서 나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1차 시험 결과표에 내 수험번호가 떡하니 있었고 그 날, 나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온 집안을 뛰어다녔다.

5년의 시간이, 노력이 보상받는 듯 했다. 겨우 1차 시험 통과인데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 했다.

그리고 2차 시험, 우습게도 나는 이게 잘 하는 건지도 모른 채 나에게 주어진 대본을 연기했다. 자살한 친구의 소식을 전하는, 그 친구를 돕지 못한 자신에 대한 자책.

솔직히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아마 담담하게 시작된 내 연기는 점차 눈물에 젖어 갔고, 울분을 소리지르며 표현하지 않았던 것에 점수를 받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된 우울증을 겪고 있던 나에게 최적의 연기이지 않았나 싶다. 운도 좋지.

그 연기에 속아(?) 심사위원들은 나를 2차 시험까지 합격 시켰다.

그리고 KBS는 잔혹하게도 최종 면접에서 나에게 결별을 통보했다.


의외로 충격은 크지 않았다.

지난 5년간 들였던 노력이 허사가 아니었다는 것이 증명되어 오히려 기뻤다.

다음 시험에는 반드시 붙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더 노력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다음 시험, 또 다음 시험, 그리고 또 다음 시험….

나는 KBS를 사랑하는데, KBS는 나를 가지고 밀당을 했다.


그렇게 또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점차 지쳐갔다.

우울했다.

“너의 노력이 부족해서 그래.”

이제는 이 말이 더욱더 무서워진다.

나는 내 나름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했나보다.

이렇게까지 노력했는데…

“아니, 넌 그렇게까지 노력 안 했어. 더 해야 해.“


거의 10년, 아니 꿈을 꾸기 시작한 날부터 시작하면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노력하고 투자했던 내게 잔혹하지만 한 가지 말해주고 싶다.

노력한다고 성공하진 않아.

다만, 노력하면 성공할 수도 있어.


나는 이제 인정하려고 한다.

노력한다고 무조건 성공하진 않는다는 걸.

꿈이라는 건 그런 것 같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

그 끝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겸허히 인정하고, 내려놓고 계속 걸어가는 것이다.

그 와중에 내가 생각한 성공이 아니더라도 뭔가가 분명 이뤄질 것을 믿으며 걸어가는 것이다.

그래, 내가 성우가 안 될수도 있다.

하지만 뭐라도 되지 않을까?

나는 이렇게 마음 내려놓고 무식하게 믿으며 계속 걸어간다.


사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도 단순하다.

글을 쓰는 것이 연기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 시작했다.

이렇게 나는 성공 보장이 안 되는 이 “꿈”을 향해 힘들지만 조금씩 시도해보고 있다.


여러분, 그렇다.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다.

그런데 지하철 어디선가 본 글 귀가 있다.

“우리도 호락호락 하지 않다.”

여러분들도 마음 내려놓고 꿈을 향해 꾸준히 전진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밀당하는 세상에게 한 마디 뱉어보자.

어때?

나도 호락호락 하진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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