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말도 지지가 될 수 있고, 압박이 될 수 있다
관계에서 무거운 건
감정의 양이 아니다.
주고받는 말의 무게도 아니고,
얼마나 많이 생각하는지의 문제가 아니다.
진짜 부담은
감정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가에서 시작된다.
같은 말이라도
어떤 말은 가볍고,
어떤 말은 짓누른다.
기대와 확신 사이,
응원과 간섭 사이,
경계는 종잇장처럼 얇다.
감정이
‘너를 향해 붙잡으려는 방향’
으로 흐를 때
그 말은 압박이 된다.
잘 되길 바라는 말처럼 들려도
그 안에 숨은 기대와 불안이
상대의 마음을 조용히 무겁게 만든다.
반대로 감정이
‘너를 향해 밀어주는 방향’으로 흐를 때
그 말은 지지가 된다.
같은 문장을 건네도
상대는 편안함과 여유를 느낀다.
그 말 뒤에 숨어 있는 감정의 태도가
관계를 부드럽게 만든다.
사람은 무게를 견디기보다
방향을 더 잘 감지한다.
얼마나 많은 관심을 받는지보다
그 관심이 나를 향해
잡아당기는지, 밀어주는지 먼저 느낀다.
그래서 어떤 관계는
많이 주고도 부담스럽고,
어떤 관계는
적게 줘도 따뜻하다.
감정의 양이 아니라
감정의 흐름이 다르기 때문이다.
부담의 원리는 단순하다.
무겁게 쌓여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틀린 방향으로 흘러서 생긴다.
우리가 관계에서 지켜야 할 건
감정을 적게 주는 것이 아니다.
감정을 정확한 방향으로 보내는 일이다.
지지의 방향으로,
존중의 방향으로,
상대를 자유롭게 만드는 방향으로.
감정의 방향이 맞을 때
관계는 결코 무겁지 않다.
오히려 더 멀리,
더 오래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