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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처럼 보였던 행동이,
왜 침입이 되는가

가까운 사이일수록 지켜야 하는 건 거리이다

by Billy

관계에는 경계가 있다.
말로 정해지지 않지만
서로가 지켜야 하는 보이지 않는 선.



친절해 보이는 행동이
때로는 그 선을 넘어
상대의 영역을 침범하기도 한다.


도움을 주려는 마음,
신경 쓰려는 태도가
오히려 상대에게는
감정의 침입처럼 느껴진다.


배려와 간섭은
종이 한 장 차이다.


하지만 이 차이를 읽지 못하면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쉽게 멀어진다.


배려는 상대의 속도를 존중하는 마음이고,
침입은 상대의 속도를 무시하는 마음이다.


배려는 물러서서 지켜보는 힘이고,
침입은 앞서서 이끌려는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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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이는 행동은 같아 보여도
그 행동이 향하는 의도가
관계의 느낌을 바꾼다.


상대가 원할 때 건네는 손길은
지지가 되지만,
상대가 준비되지 않았을 때 건네는 손길은
부담과 침범이 된다.


사람의 마음은
어떤 행동을 했느냐보다
그 행동이 어떤 마음으로 다가왔는가에
훨씬 더 민감하다.


그래서 우리는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더 조심스러워야 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많이 물러설 줄 알아야 한다.
관계는 붙잡을수록 무거워지고,
지켜볼수록 더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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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관계는
서로의 경계를 읽는 감각에서 시작된다.


말하기 전에 표정을 읽고,
다가가기 전에 간격을 보고,
도와주기 전에 상대의 마음의 크기를 헤아리는 힘.


가까운 사이를 지키는 건
더 많은 마음이 아니라
맞는 거리감이다.


배려가 침입이 되고,
관심이 간섭이 되는 건
관계의 열정이 아니라
관계의 무지 때문이다.



서로의 경계를 존중할 때
비로소 가까움이 유지되고
가까움을 지킬 때
관계는 멀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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