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시랑 하는 일

고기빵 먹던 시절

by 허은숙

"해당화" 해가 갈수록 당당하고 화려하게 살자. 모임의 구호를 만들어 파이팅 한다. 삶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당당하게 사는 사람(아모르파티)에게서는 자연스럽게 멋진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기 마련이다.

우리 마을에 귀촌한 동생부부와 네 명이 점심식사(농부밥상)를 했다. 마치고, 바로 옆집 카페에 갔다. 주문내역은 고기빵 4개와 커피와 생강차다. 고기빵이 구워질 때 고소한 내음이 작은 카페에 가득할 즈음, 창너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확 다가온다. 줄 지어 있는 낙엽침엽수 꼭대기의 새집이다. 앙상한 가지 사이에 굳건히 지어진 둥지다. 아스라이 바라본다.


저 둥지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날갯짓을 했을까?

구워진 고기빵과 따뜻한 차를 마시며 유년시절로 돌아간 듯. 그때는 그랬다. 지금처럼 와플을 구워내 듯 전기제품이 아니었다. 연탄 혹은 조개탄 위에 둥근 철판이다. 고기모양 틀이 여러 개 이어져 있다. 밀가루 반죽 담은 그릇은 양은주전자다. 주전자 주둥이로 하나씩 부었다. 갈고리에 걸어 반쯤 익었는지 뒤집는다. 빙빙 돌리다가 팥 속을 찍어 넣었다. 봉지에 뜨끈한 고기빵을 담아, 호호 배어 물든 그 옛날 하굣길ㆍ 우리들의 겨울이야기다.


반세기가 지나는 동안 모든 것이 변화되고 성장하고 있다. 친구도 가족도 이웃에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타인의 선택과 행동에 간섭하기를 멈춘다. 이제 에너지를 나 자신의 평온과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겨울풍광이 마냥 좋다. 침잠의 시간이 어느 계절보다 깊다. '해가 갈수록 당당하고 회려하게 살자'는 "해당화" 구호를 외치면서 파이팅!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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