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이를 소개합니다

고양이 온기수집가

by 비단결의 속도

단이는 제 하루 속에 조용히 스며든 존재입니다.
처음부터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어떤 의식적인 선택을 통해 제 곁에 온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어느 순간 돌아보니
단이는 제 일상에서 가장 따뜻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단이는 많은 걸 하지 않습니다.
크게 울지도 않고, 과하게 매달리지도 않습니다.
그냥 자기 자리에서 느긋하게 눕고,
가끔은 팔을 머리 위로 올리고
아무 걱정도 없는 얼굴로 잠들어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 ‘아무것도 하지 않는 모습’이
제 마음을 가장 깊게 위로했습니다.

힘들었던 시기에는
사람의 말보다 단이의 숨소리가 더 편안할 때가 있었습니다.
왜인지 모르게,
“괜찮아. 오늘은 이 정도면 충분해.”
그렇게 말해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저는 단이를 돌보는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어쩌면 단이가 저를 더 많이 돌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고 따뜻한 몸에서 건너오는 미세한 온기,
그 위로가 제 삶의 속도를 다시 천천히 맞추게 했습니다.

이 매거진에는
단이가 제게 남겨준 작은 온기들을 모아보려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아주 사소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제겐 다시 살아갈 힘을 만들어준 순간들입니다.

오늘은 그 첫 페이지입니다.
제 삶에 포근하게 들어온 작은 존재,
단이를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