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가 내리고 난 뒤
새벽 내내 시간의 통곡이 내렸다
창밖엔 운명의 호흡, 찬바람이 분다.
비에 젖은 낙엽은
생사의 흐릿한 갈림길 위에서
미련의 끈을 부여잡고 몸부림친다.
바람의 손짓에 한 번,
말라비틀어진 존재를 움직여 보지만
이내 욕심의 자리에 다시 떨어진다.
아직 매달려 살아야 할 운명의 치욕인가.
요행히 비를 피한 조각들은
윤회와 순환의 궤적 위로
가벼워진 몸을 숙명처럼 맡긴다.
목적지도 없는 길, 무목적의 비행을 위해
더 멀리, 더 높이 바람을 탄다.
그러나 날지 못하고 미처 떨어지지 못한 잎은
저항의 최후 연소를 택한다.
죽을 자리에서라도 나뭇가지의 운명에 저항하여
스스로 몸을 태워 온전한 낙화를 시작한다.
휙휙—
찬바람이 불어와
마침내 집착의 끈을 잘라낼 때.
낙엽은 비로소 자유의 날개를 얻어
훨훨,
더 이상 과거가 아닌 길을 날아간다.
그것이 끝이 아닌, 다음 시작을 위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다.
[담우의 노트]
_ 낙엽이 스스로 몸을 태워 집착의 끈을 잘라내는 것처럼, 우리 또한 미련 없는 온전한 낙화를 통해 영혼의 자유를 얻을 때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통해, 가장 찬란한 시작을 맞이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