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벼룩시장에서 만난 다정

by 송현

공부만 하느라 집에 박혀있는 것이 평범하지 않는 날이 된지도 꽤 됐다. 이제는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이 패턴이 평범한 나의 나날들이다. 이러한 것들이 감사하다고 느끼지 못한 날들도 거의 대부분이다. 그래도 가끔 이런 식으로 굳이 내뱉을 때 마다 이런 순간들이 귀중함을 다시 깨닫는다.


최근 학교에서 벼룩시장이 열려서 나도 이것저것 가져왔다. 수익의 일부는 기부금으로 쓰인다길래 집에서 잘 안쓰지만 좋아보이는 것들을 위주로 가져왔다. 시계, 책, 화장품, 피규어 등등. 다 팔리진 못했고 꽤나 많은 물건들이 팔렸다. 내 물건들이 팔렸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괜시리 뿌듯했다. 나에게는 더이상 필요하지 않는 물건들이 누군가에게는 다시 빛을 바란다는 것이 꽤나 반갑고 기쁜일이었다.


내가 팔고자했던 물건 중 가장 인기가 좋았던건 바로 비비안웨스트우드 시계였는데 손이 잘 가지 않아서 한번도 착용하지 않았던 물건이라서 내가 구매만했지 새제품이나 마찬가지인 것을 5만원에 팔았다.(사실 내가 책정한건 아니라서 주최하는 동아리에서 알아서 가격을 책정해줬다고한다.) 인기가 너무 좋아서 희망자 명단을 적어두고 가위바위보를 통해 구매할 사람을 정한다 했다. 그리고 이번주 월요일 정해졌다. 사실 누가 가져갔는지는 월요일날 아이들이 아쉬움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해줘서 알고 있었지만, 그게 누구인지 모르는 아이라 가볍게 넘어갔었다.


그러는 오늘 점심, 판매를 주최하셨던 선생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이제는 내 시계였던 그 시계의 주인에 대한 사정을 들었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얼마나 좋을까. 대학교가서 본인 멋부리고 싶을 1학년에 아이에게 돈을 주고 판거지만 왠지 모를 선물을 준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물건이 차고 넘쳐 새제품도 필요하지 않아 내놓은 것인데 그 아이에게는 아껴 쓸 소중한 물건이 된것이 물건을 함부로 쓰는 나에게 반성과 다정을 주었다.


기분이 참 좋은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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