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하늘 위에서 만난 한국인

중동 하늘 위에서 만난 따뜻한 인연. 여행은 가끔 뜻밖의 선물을 줍니다.

by 꿈꾸는 여행자

어떤 종류의 여행이던 여행은 가끔 예기치 못한 선물을 하기도 한다.


오늘 늦가을 바람에 날리는 노란 은행잎을 보다가 문득 7년 전의 여행 일기가 생각나서 다시 열어 본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낯선 여행길인 중동의 하늘길에서 예상하지 못한 만남과 감정을 경험한다.

두바이에서 사우디의 작은 지역 공항으로 날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뜻밖의 따뜻한 순간을 맞이했다.


"플라이두바이"는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운항하는 저가항공사다.

저렴한 가격만큼 서비스는 간소하다.

물 한 병조차 유료로 제공되는 현실은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여러 차례 이용하다 보니 이제는 익숙해졌다.


우리나라 국적기인 대한항공의 제다 직항이 사라진 이후, 나는 이 항공편을 이용해서 수차례 국내로 휴가를 다녀왔다.

늘 비슷한 경험이 반복되었기에 오늘도 평범한 비행일 거라 생각했다.

특별히 대화를 나눌 만한 사람도 없고 기내 안내 방송은 영어와 아랍어뿐이다.

집을 나선 지 이미 20시간이 다 되어가니 몸도 마음도 지쳐 잠시 쉬려고 하는데, 갑자기 누군가 한국말로 인사를 한다.


뜻밖의 만남, 낯선 하늘 속 고향의 언어


기내에서 승객을 맞이하는 승무원들 사이로 들려온 낯익은 언어.

놀랍게도 생각하지도 않았던 두 명의 한국인 승무원이 있었다.

이들은 너무나도 반갑게 인사를 하고 환대를 해주어 너무 고맙다.

정말 세계 요소요소에 한국인이 없는 곳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분들께서 반가움의 표시로 따뜻한 커피와 함께 제공한 달콤한 조각 케이크는 맛과 향을 넘어선 감동의 음식이다.

케이크를 한입 먹다가 말고 급히 사진으로 남긴다.

커피사진.jpg 따듯한 커피와 케이크를 먹다가 급히 남기 사진

더욱이 한 명은 집이 부산이라고 하니, 부산에서 자라고 공부한 나로서는 더욱 반가웠으나 만남의 장소가 이분들의 일터이자 운항 중인 기내라 반가움과 고향 이야기를 절제해야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비행이 끝나갈 무렵, 나는 가방 속을 떠올렸다. 아마 내 백팩 안에는 이동식으로 먹기 먹기 위해 챙겨 다니는 맛밤이 두 개 있을 것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정확히 2개 남았다. 백팩을 열어 보니 내 기억이 맞았다.

기내에서 내릴 때 답례 인사를 대신하기 위해 별도로 챙겨둔다.


이 또한 여행 중에 생기는 뜻밖의 행운이라 생각하니 내 일터로 복귀하는 마음이 즐겁다.

여건이 된다면 내가 준비해 가는(수화물에 실려가는) 양념 곰장어도 같이 먹을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행은 가끔 뜻밖의 순간을 통해 나를 놀라게 한다.

오늘의 만남은 그중에서도 특별한 행운이었다.

작은 간식 하나가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오늘따라 기내에서 보는 구름이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기내사진.jpg 기내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보는 중동의 하늘

2018년 10월 29일 플라이두바이 기내에서.


꿈꾸는 여행자 Adrag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