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달라지고 있었다
변화의 시작은 언제나 특별하거나 대단하지 않았다.
나는 오래도록 ‘변화’란 드라마나 영화처럼
어떤 큰 사건이 삶을 뒤집어 놓고,
그 순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하지만 나의 변화는 그렇게 오지 않았다.
아주 작은 움직임, 아주 느린 리듬 속에서 시작되었다.
평생 쓰지 못했던 일기를 쓰고,
책을 읽고, 필사를 하고,
숨이 차오르는 운동을 싫어했던 내가
새벽 공복 러닝으로 아침을 열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나를 만났다.
물론 사람의 뇌는 변화를 싫어한다.
그래서 자꾸만 익숙한 예전의 나로 돌아가려 하고,
나도 여러 번 시도에 실패했다.
하지만 ‘원래 인간의 뇌가 그런 것’이라고 알고 나니
이상하게도 죄책감이 덜했다.
그래, 작심삼일이면 또 삼일을 시작하면 되지.
그렇게 실패하고 도전하고,
다시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면서
포기하지 않는 내가 되었다.
그저 하루하루가 쌓였을 뿐인데
그 작은 성취들이 나를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생각도, 행동도 천천히 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한때는 에세이는 나와 상관없는 세계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키보드 앞에 앉아 있는 내가 있다.
어쩌면 이것도 ‘변화’라는 이름의
조용한 기적이 아닐까.
나는 지금의 내 모습이 좋다.
예전과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되려 지금의 내가 더 자연스럽고 더 나답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나를 찾아올지,
그게 조금 설레고 많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