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컹크 냄새 가득한 도시의 거리

청정국가인 한국이 그립다

by 류지

샌프란시스코 거리에서는 길을 걸으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그중 대다수가 고약한 스컹크 냄새를 풍긴다. 그 냄새가 몸에 배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역한지 모르는 것 같고 구린내가 나는데도 그 앞에서 무례하게 코를 막을 수도 없이 참아야 하니 난감하다.


한국인 대다수는 대마초나 불법 약물은 뉴스나 영화에서나 봤지 실제로 보거나 냄새를 맡아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렇게 청정하게 살다가 미국으로 와서 처음 조교로 들어간 학부 수업 뒷자리에 멍하니 앉아있는 신입생들을 봤을 때, '아 전날 술을 엄청 마셨구나'하고 생각했었다. 함께 조교로 들어간 동기가 "쟤네 대마초 피웠네."라고 했을 때 까지도 숙취에 시달리는 줄로만 알았었다.


그 후로 오랫동안 운 좋게 대마초 냄새도 구분 못하며 살았지만 잠시 세 들어 있던 집에서 그 운이 끝이 났다. 저녁에 독한 냄새가 나는 연기가 창으로 들어오고 바로 두통이 생겨서 아래층 세입자에게 두통약을 얻다가 "옆집에서 대마초를 매일 밤 피니까 창문 닫고 주무세요."라는 말을 듣고 그제야 대마초 냄새가 뭔지 알게 되었다. 스컹크 냄새와 마른 잎 타는 냄새가 섞인 아주 고약한 냄새였다. 그 당시 미국의 주들이 대마초를 합법화하기 시작했고 미국 전역으로 대마초 흡연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었다.


평생 담배도 한 번 피워본 적이 없는 내가 지난 십 년 동안 일 년의 반을 호텔에서 생활하니 이젠 대마초의 종류를 냄새로 구분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아주 단내가 나는 것도 있고 향이 짙은 이파리를 태우는 냄새가 나기도 하는데 가장 흔한 건 역시 스컹크 분비물 냄새가 나는 대마초다. 호텔이 다 금연이라 몰래 담배나 대마초를 피우는 사람들은 환기를 시킨다고 화장실이나 부엌의 환기팬을 열심히 돌리지만 그 때문에 연기가 환기구로 연결돼 있는 건물 내부로 퍼진다. 고급호텔 중에도 한 투숙객이 피우고 환기팬을 켜면 그 층 모든 사람이 다 냄새를 맡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금연건물에서 몰래 피우는 데 성공한 줄 알았다가 벌금폭탄을 맞는다. 단내 나는 대마초도 나을 게 없는 게 스컹크 냄새나는 것보다 훨씬 더 심한 두통을 일으킨다.


집 근처에서도 출장 가서도 그놈의 스컹크 냄새가 진동을 하니 후각이 예민한 난 늘 고통스럽다. 최소한 집에서라도 건강하게 살아야겠다는 결심이 이사를 재촉하는 동기중 하나가 되었다. 일주일만 있으면 다시 청정구역 시골집으로 돌아간다. 손꼽아 이삿날을 기다리고 있다.


은퇴하고 한국 돌아갔을 때 사람들이 스컹크냄새 풍기고 있지 않기를 절박하게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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