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3년 동안 옷가게를 운영했다.
그리고 결국, 가게 문을 닫았다.
패션시장이 어려워서가 아니었다.
내 감각이 ‘참고자료’로만 소비되고,
너무 쉽게 ‘대체’되는 구조인 게 힘들어서였다.
예쁜 건 기본이었다.
낯설지 않지만 신선한 조합,
그 아슬아슬한 균형을 감각으로 잡아내는 일이
내 자존심이자 기술이었다.
마네킹 하나조차 작품처럼 다뤘다.
움직이지 않는 조형물에
내 섬세한 감각을 얹어
하나의 세계를 만들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 세계는 몰래 찍히는 사진으로 축소되기 시작했다.
손님들은 코디를 찍어간 뒤
같은 상품을 인터넷 최저가로 구매했다.
내가 쌓아 올린 감각적 조합은
링크 하나로 순식간에 대체되었다.
그 순간,
‘내가 만든 세계’가 산산이 흩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감각, 노동, 집중, 고유성…
모두가 단 몇천 원의 차이로 무너지는 구조 앞에서
창작자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폐업을 선택했다.
패배가 아니라, 내 감각을 지키기 위한 결단이었다.
그리고 나는
최저가로 흉내낼 수 없는 길로 발을 옮겼다.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시선을
글로 기록하는 일.
누가 몰래 찍어갈 수도 없고,
어디선가 더 싸게 살 수도 없는 영역.
오직 나만이 만들고,
나만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세계.
내 글은 가격으로 비교되지 않는다.
내 시선은, 시장에 단 하나뿐인 원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