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결국 태도였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메신저와 이메일이 익숙해진 시대지만
직급이 오를수록, 책임이 늘어날수록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건 대화였다.
난 운이 좋았는지 첫 사장님께서 능력만큼 성품이 훌륭하신 좋은 어른이자 인생 선배셨다. 몇 년 간 곁에서 일하면서 특히 상대방을 배려하는 말하기를 많이 배웠다.
하루는 사장님이 아침에 출근하시면서 고개를 갸웃거리셨다.
"어제 고객들이랑 저녁 식사 한 것 말이야. 결제가 잘못된 것 같아. 더 많이 나온 것 같아."
영수증을 가져오셨지만 세부 내역이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확인이 필요했다.
그런데 내가 전화하기 전 사장님께서 식당으로 직접 전화를 하셨다.
"어제 저녁에 방문한 사람인데요. 예약자 OOO요.
제가 어제 계산할 때 돈을 덜 드린 것 같아서요.
확인 좀 해주세요. 허허"
충격이었다.
분명 계산을 더 한 것 같다고 말씀하셨었다.
나 같으면..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전화를 했다면 돈을 더 낸 것 같다며 따질 상황이 아닌던가.
그런데 사장님은 본인이 실수한 것 같으니 한 번 더 살펴달라고 말하고 계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장님이 오시기 전에 먼저 와계셨던 분들이 이미 시켜서 먹은 음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혹여나 따지기라도 했으면 난감해질 상황이었던 것이다.
사장님은 본인이 잘못한 것 같다며 확인을 요청했으니 듣는 직원 입장에서도 당황하지않고 상황을 파악했고, 누구도 기분 상하지 않게 깔끔하게 마무리 되었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격"이란 것을 느꼈다.
그리고 사장님은 택시기사님을 향해 "사장님"이라고 부르셨다.
나는 부끄럽지만 그전까지 택시 기사님을 "기사님" 아니면 "아저씨"라고 불렀던 것 같다.
"사장님, 어디까지 부탁드립니다." 했더니
"네. 알겠습니다."라고 말하시는 택시 기사님의 말투와 태도가 단숨에 부드러워진 것을 보게 되었다.
나도 이제 회사 사무실 청소를 도와주시는 분을 "여사님"이라고 부른다.
아파트 경비 일을 해주시는 분은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누군가를 높여 부르는 것은 그 사람을 높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격"도 높인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팅 시에 상대방이 실수한 것 같은 상황에서도 잘못을 지적하기보다 에둘러서 확인을 요청한다.
옛말에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없던 적도 만들고 상처를 뼈에 새기게 만드는 사람이 있고 갈등을 풀고 문제를 해결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상대방을 높여보자.
지적하는 날카로움보다 배려있게 사람을 세우자.
품위있는 대화가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