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객관화

by 빈센조

어느날 문득 "자기객관화"라는 단어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아니, '객관'이라는 것 자체가 관찰의 대상을 전제해야 하는데, 관찰이란 근본 적으로 '나 아닌 것'을 바라볼 때만 성립되는 행위 아닌가?

그렇다면 '자기객관화'는 '군필여고생' 열린교회 닫힘' 같은 모순된 말처럼 들린다.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완전한 자기객관화라는 게 과연 가능한 개념 일까?

우리는 자기비판은 할 수 있지만, 결국 '나'는 '나 자신'을 결코 완전히 볼 수 없다. 죽을 때까지도 말이다. 그렇다면 나는 정말로 나 를 '관찰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존재일까?

그러니까, 우리가 우리 상상 속에 존재하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을 곧 자기객관화로 느끼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게 '자기'객관화가 맞는 것인가?

그러니까 "나'로부터 귀인해야하는 것인데, 애초에 학습된 타자의 시선으로 그 씨앗이 시작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내 생각은 뭐냐고?

자기객관화는 진실된 자기 인식이라기보단, 나를 타인의 언어로 번역 하려는 것은 아닐까 싶다. 우리는 스스로를 이해하려 하지만, 그 이해의 언어조차 타인에게서 빌려오지 않고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나'를 인식하기 위한 씨앗은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그래서 내 생각엔 자기객관회는 가장 내면적인 행위면서 동시에 가장 사회적인 행위는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