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된다는 건 서로를 버티게 하는 일

오래가는 팀 만들기

by 프롬문

그동안 일터에서 내가 가장 많이 배운 건 ‘일의 기술’보다 ‘사람을 버티는 법’이었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버티게 하는 관계가 팀을 만든다는 걸 가장 먼저 알려준 사람은 나의 첫 사수, 최상무님이었다. (그 전 사수도 있었지만, 음...)


커피 상무가 알려준 따뜻한 응원의 힘

농담처럼 불리는 ‘커피 상무’를 자처하는 분이었는데, 사실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돈과 관계없이 관계를 아끼는 마음이 없다면 하기 힘든 일이라는 걸 나도 나만의 동료가 생기며 알게됐다.

사람마다 일을 버티는 힘은 다르지만, 나에게 가장 큰 원동력은 ‘동료와의 관계’, 그리고 그들로부터 느끼는 ‘인정’이었다.


아침 일찍 출근한 날이면, 최상무님은 늘 같은 말로 우리를 맞았다.

“지원이 아직 커피 안 마셨지?”

그리고 그 시간에 출근해 있는 팀원 모두에게 커피를 건넸다. 그 한 잔으로 나누던 짧은 대화는 우리를 자연스레 ‘같은 편’이라고 느끼게 했다.


업무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오면 들리던 말.

“지원이 고생하지~?”

그 따뜻한 한마디에 나는 또다시 움직였고,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상무님이 보내주는 응원과 기대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


위기 속에서 피어난 전우애

하지만 든든한 우산 같던 최상무님은 인생의 새로운 제2막을 향해 타회사의 대표 자리로 떠났다. 다행히 또 다른 버팀목, 부장님이 내 옆에 있었다. 부장님과 나의 관계는 전우애에 가까웠다. 특히 첫 중국 출장에서, 우리는 서로를 의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자 15명을 데리고 정신없이 움직이던 어느 날, 부장님이 ATM에 체크카드를 두고 왔다. 중국 ATM은 카드를 자동으로 뱉지 않는다. 남은 여분의 체크카드 마저 ATM에 먹혀버렸고, 우리가 가진 현금은 바닥이 나고 있었으며 앞으로 결제해야 할 15인분의 식사비가 남아 있었다.


순간 기지를 발휘해 중국에서 사업하는 부장님의 가족을 떠올렸다. 그 인연으로 현지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급히 송금된 돈을 기사님이 대신 출금해 주었고, 우리는 아찔한 위기를 넘겼다.


눈물 젖은 출장을 겪으며 알게 됐다.

사람은 혼자 일할 수 없고, 서로가 서로를 버티게 하며 나아간다는 걸.


부장님은 빠르게 판단하고, 사람마다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야 하는지 잘 아는 분이었다.
내가 혼자 끙끙대다 털어놓으면, 언제나 같은 말이 돌아왔다.

“지원, 그건 내가 말할게.”


부장님은 동료에게 줄 수 있는 책임감과 신뢰를 몸소 보여주셨고, 누구에게 가야 하는지, 어디까지 포기해도 되는지, 지금 이 일이 정말 중요한지, '어떻게' 일에 접근해야 하는 지를 알려주셨다. 덕분에 나도 일에서 필요한 눈치와 감각을 조금씩 배우게 됐다.


그리고 이제, 내게도 새로운 동료가 생겼다.

처음 든 생각은 하나였다.
“이 친구가 오래 버틸 수 있게 내가 뭘 해줄 수 있을까?”

“내가 겪었던 혼란을 이 친구는 덜 겪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팀장도 아니고, 이 회사에 고작 8개월 먼저 들어온 사람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 친구가 덜 외롭고, 덜 흔들리며, 조직에 조금 더 빨리 뿌리내리기를 바랐다.


팀을 움직이는 건 결국 ‘관계’

물론 나도 아직 배우는 중이고, 바쁜 날이 더 많다. 하지만 서로를 믿는 팀은 ‘능력’보다 ‘관계’로 굴러가는 경우가 훨씬 많은 법.


그래서 시작은 아주 작은 것부터 하려 한다.


상무님이 “지원이 고생하지~?”라고 해줬을 때, 내가 더 잘하고 싶었던 것처럼,
부장님이 “그건 내가 말할게”라고 감싸주었을 때,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던 것처럼,

내가 받은 응원을 다른 이에게도 건네보려 한다.


그 작지만 따뜻한 말들이 누군가를 버티게 해 준다는 걸 알고, 언젠가는 나에게 같은 마음으로 돌아와 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다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어요.

내일도 파이팅 합시다. :)

아, 이 2인 체제, 잘 굴러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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