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팅데이

by 장미

"그래! 이런 날도 있어야지!"


전화기에 기본적으로 설정되어 있는 알람이 13개

대부분 시간에 맞춰 생활하고 그것에 안정감을 느낀다.

매 요일마다 정해져 있는 일들이 있고,

냉장고 앞에 붙여 있는 한 달 스케줄표에는 가족별 색색의 형광펜으로 빽빽하게 스케줄이 적혀있다.

온 가족이 그 스케줄표를 보고 행동한다.

모두 만족하고 편안해하는 MBTI J 가족이다.

J의 %는 서로 차이가 있지만, 이렇게 짜여 있고, 하루 전 내일 가족 스케줄을 확인하는 것이 훨씬 편안하다.


얼마 전부터 새로 시작한 일이 있었다.

나이 50을 바라보며 아무리 작은 일이라 해도 새 일을 시작하는 건 쉽지 않다.

하물며 계획형 삶을 살던 이에겐, 추가된 새 일이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세 달이 흘렀고,

가을이 지나 겨울이 왔다.

찬 바람과 하얗게 내리는 눈.

그리고 함께 오는 몸의 변화, 감기.

내 몸이 내 몸 같지가 않다.

매일 해야 할 일들이 있는데 그것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아 정신적 스트레스도 한 몫한다.

한 달가량 참아가며 생활을 이어가다 보니

점점 매일 하던 소소한 것들부터 실행되지가 않는다.

제일 먼저, 제일 하기 귀찮았던 운동.

그리고는 대체할 수 있는 것들 중, 아이들 하교 후 간식

그래도 나름 매일 정성껏 무언가를 만들어줬었는데, 한동안 아이들끼리 대충 식빵으로 때우기 일쑤였다.


그러다가 오늘,

새 일도 적응이 좀 됐기에 출근 일수를 줄였다.

그리고, 못했던 그리고 하기 싫었던 운동을 하기 위해 스스로 Gym을 찾아갔다.

그룹운동으로 요가 1시간, 개인 운동으로 1시간 후 씻고 나니 이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원래 운동을 좋아했었던 것 같다.

즐거운 마음과 가벼운 몸으로 집으로 와 점심을 먹고, 아이들 하교 후 간식으로 호떡을 만들었다.

하교 후 돌아온 아이들은 기대치 않았던 엄마표 간식을 보고 행복해한다.


'그래 이게 행복이지! 이렇게 살려고 그렇게 계획대로 살았던 거잖아!'


본질과 목적을 잊은 채, 방법이 목적이 되어 살고 있었던 것이다.

루틴적인 삶은, 하고 있는 일의 효과를 높이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효과적이다. 이로써 삶의 질을 좋게 하고 그로 인해 피로가 줄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그러니, 생활의 루틴은 삶의 본질의 핵심요소인 행복과 건강을 위한 것이다.

살다 보니 완전히 주객전도가 된 것이다.


오늘도 열심히 살았지만,

만들어 놓은 계획을 따라 시간에 쫓겨가며 살지 않았기에 피곤하지 않고 행복했던 것이다.

너무 습관을 따라가려 할 때면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 하듯이

오늘처럼 치팅데이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