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가는 우리를 사랑하는 법

달라져도 함께 안아 줄 수 있다면

by 이안

우리는 왜 “변했다”라고 말할까


이성과의 첫 만남을 떠올려 보자.

그때의 우리는 참 다정했다.

작은 말 한마디에도 웃었고, 서로에게 잘 보이려 애썼고, 세상 무엇보다 서로가 소중한 존재처럼 느껴졌다.

그 시절엔 이 사람에게 줄 수 없는 것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늘의 별이라도 따 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예전이랑 달라.”

“요즘은 왜 이렇게 변한 것 같지?”


이별을 겪는 많은 사람들이 마지막에 붙잡는 이유도 비슷하다.

큰 잘못 때문이 아니라, 정말 사소한 말 한마디와 감정이 쌓여

우리는 그렇게 등을 돌린다.


그리고 혼자 남은 자리에서 되뇌인다.

“그 사람… 변했어.”

“전에는 절대 안 그랬는데.”


우리는 상대의 달라진 태도에 상처받는다.

나에게 편해져서 그런 걸까.

아니면, 더 이상 나를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걸까.


괜히 혼자서 의미를 붙이고,

이유를 만들고,

스스로를 조금씩 무너뜨린다.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아무 말 없이 등을 돌리던 그날의 뒷모습을.

잡아야 할지, 보내야 할지 몰라

그 자리에 멈춰 서 있던 밤을.


하지만 조금만 솔직해져 보자.

정말로 변한 건, 그 사람뿐이었을까.


연애 초의 우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무슨 말을 해도 웃어 주었고,

사소한 행동에도 마음이 움직였고,

말버릇 하나, 숨 쉬는 방식 하나까지도

괜히 예쁘게 보였다.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괜히 더 신경 쓰고,

말투를 고치고,

표정을 숨기고,

스스로를 더 단단히 붙잡고 살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조금씩 변해 갔다.


솔직해졌다는 이름으로

날것의 감정을 건넸고,

편해졌다는 이유로

말에 가시를 얹었다.


힘든 하루의 끝에는

가장 안전한 사람에게

가장 날카로운 말을 던졌다.


그럼에도 우리는 인정하지 않는다.

“나도 변했어” 라는 말 대신,

“그 사람이 변했어” 라는 말로

이별을 이해하려 한다.


그래야 덜 아프니까.

그래야 마음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으니까.


하지만 시간 앞에서

변하지 않는 마음은 거의 없다.

사람은 누구나 달라지고,

누구나 익숙해진다.


중요한 건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변해 가는 서로를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느냐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변한다.

그리고, 그것은

꼭 나쁜 일만은 아니다.


함께한 시간이

우리 안에 남았다는 증거니까.


그래서 나는 이제

버티는 사랑보다

이해하는 사랑을 선택하고 싶다.


예전과 다르다고 실망하기보다,

지금의 모습을 알아보려 노력하고 싶다.


완벽한 사람을 찾기보다,

조금은 서툴고, 조금은 무너지는 모습까지도

조심스럽게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성숙한 사랑은

예전의 모습을 붙잡는 일이 아니라,

지금의 모습을

조용히 안아 주는 일일지도 모른다.


변해 가는 서로를

미워하지 않기를.

쉽게 단정하지 않기를.

함부로 결론 내리지 않기를.


대신,

조금 더 이해하고

조금 더 기다리고

조금 더 보듬어 줄 줄 아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익숙함 속에서도 존중을 잃지 않고,

편안함 속에서도 함부로 대하지 않으며,

변해 가는 서로를

조금 더 사랑할 줄 아는


그런 성숙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