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들어가는 대한민국의 부동산

2. 지방의 소멸, 대한민국이 아파한다

by Before the dawn

몇년전 친구들과 골프를 치기 위해 전라도 ‘군산'을 방문한적이 있다. ‘군산cc’는 골프 대회도 많이 하고 홀도 많아서 많은 골퍼들에게 사랑받는 코스이다. 바닷가와 가까워서 바람도 많이 부는 링스코스 (links course)이기 때문에 매우 난이도가 높고, 전장도 800미터가 넘는 긴 파6를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골프를 즐기고 군산 시내에서 맛집을 찾아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그 때 정말 내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광경을 보았다. 군산 구시내(old town)는 마치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7~80년대로 돌아온것처럼 낙후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단순히 과거를 보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그냥 3~40여년 동안 방치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었다. 군사정권 시절 전라도 지역이 많이 경제개발에 소외된 것은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었지만, 군사정권 이후로도 이미 수십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이렇게 낙후되었다는 것은 정말 충격이었다. 반면에 부산을 방문했을 때 해운대 등은 그야말로 천지개벽이었다. 100층이 넘는 아파트와 오피스 건물등, 바다를 메워 만든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백화점, 엄청난 슈퍼카들의 행진 등, 부산은 싱가폴이나 홍콩을 넘어선 매력적인 해안 도시가 되었다. 그런데, 내가 기억하는 5백만명의 ‘부산직할시’는 이제 340만명 수준으로 ‘쪼그라들어' 있었다. 부산시에 의하면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이는 일자리와 직결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인건비가 비싸 ‘해외로 해외로' 나가고 대한민국 지방의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어 모든 젊은층들이 ‘서울로 서울로' 향하고 있다. 지방의 소멸은 자연스럽게 예견된 일이 아닌가 한다.


몇년전 백종원씨의 ‘백종원 시장이 되다'와 ‘님아 그 시장을 가오' 유튜브 채널을 애청했다. 지방 소멸에 대해서 관심이 많던 나는 백종원씨의 이러한 지방 살리기 (결국에는 이 또한 마케팅의 일환이지만) 프로젝트에 정말 고마움을 느낀다. 수 많은 마케터와 브랜드 전문가들이 그들이 담당하는 제품, 서비스, 또는 기업을 알리고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중에는 미국에서 MBA 등을 수학하고 컨설팅을 받기도 하며, 수 많은 책을 읽고 이론을 익히며 씨름한다. 백종원이라는 개인 브랜드는 사실 그가 미국에서 마케팅과 브랜드를 공부한것도 아니고 이론적 체계가 있지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님아 그 시장을 가오'를 보다보면 수많은 이론과 체계를 배우지 않아도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는지를 스스로 터득한거 같다. 첫째, 좋은 스토린텔링이다. 재래시장은 남녀노소를 떠나 누구나 정겹고 따뜻한 소재거리이다. 거기에서 파는 조금 지저분하고 불편하지만 정감가고 맛난 음식까지 더해지니 최고의 컨텐츠가 탄생한다. 둘째, 진정성이다. 대한민국의 지방이 소멸해가고 위기인것을 국민 모두가 알고 있고 걱정한다. 거기에 백종원은 지역 상권을 살리고 싶어하고 지역에서 만든 음식과 술을 홍보해 주면서 진정으로 지역을 걱정하는 마음이 뿜어져나오며 시청자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한다. 셋째, 백종원이란 브랜드를 더 강력하게 만들어주는 활력요소들이 있다. 바로 시장에서 만나는 '보통 사람'들이다. '돈 벌기는 틀렸고 치매에 안걸리기 위해 장사한다' '내가 열심히 하면 사람들이 이 변두리까지 먹어주러 오니 감사할 따름이다'라는 명언들을 하는 시장 상인들은 백종원이라는 브랜드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준다. 이 영상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 시리게 '한번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고, 시골 재래 시장의 음식들은 정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정도로 먹어보고 싶어진다. 백종원이라는 인간과 브랜드를 다시 보게 되었다. 예전에는 그냥 맛난 음식을 만드는 '장사꾼'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본인이 하고 싶은것을 정형화된 TV가 아닌 유튜브로 감동과 재미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았고, 거기에 소멸해가는 지역을 살리고 싶어하는면을 보면서 (진심이라고 믿고 싶다) 이 사람이 그냥 음식 만드는 장사꾼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깊이 걱정하는 사람으로 보이게 되었다. 아무쪼록 앞으로 이러한 좋은 컨텐츠를 많이 만들어서 유튜브에 수 많은 저질 컨텐츠가 아닌 보석 같은 컨텐츠로 롱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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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60여개국 이상을 다니면서 정말 서유럽이 잘 산다고 느낀 것은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 어디를 다녀봐도 일정 수준 이상의 life standard(삶의 질적 수준)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를린을 가도, 프랑크푸르트를 가도, 뮌헨을 가도, 그리고 스튜트가르트를 가도 도시 이름만 바뀌었지 도시 외관에서 느껴지는 삶은 수준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영구도 비슷하고 프랑스도 비슷하다. 북유럽이야 워낙 작은 나라니깐 논외로 하겠다. 하지만 중국이나 미국의 경우에는 다르다. 중국은 약 6억명의 ‘극빈곤층'이 존재하고 미국도 약 5천만명의 ‘극빈곤층’이 존재하는 ‘양극화'와 ‘도시와 지방의 차이'가 심한 나라들이다.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이 6억명의 지방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엄청난 인프라 투자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서쪽 지방으로 미개발된 이 지역들을 위해 도로, 항만, 공항, 철도 등을 통해 대도시의 활력이 전파될 수 있도록 시진핑 주석은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공산당도 오래 버티기 힘들다고 판단하는 듯 하다. 그런데 미국의 슬럼가 (빈민촌)는 더 이상 보통 사람이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낙후되어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 나라는 미국을 따라가고 있는거 같다. 양극화가 심화되고 특히 지방의 소멸이 너무나도 빨리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슬럼가는 마약, 학력 미달, 일자리 소멸 등과 어울려져 더욱 심화되어 가고 있다. 지방의 소멸은 어려운 문제지만 모든 세대를 위해서 온 국민이 단결해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다. 만약 대한민국이 이런식으로 수도권 위주로만 개발되고 지방이 소멸된다면 아마도 대한민국 자체가 소멸되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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