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라의 중심 종묘, 직접 가보다

新舊의 조화 대한민국 서울의 미(美)

by Before the dawn

최근 종묘(宗廟)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럽다. 서울시는 용적율을 올려서 대폭 개발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오세훈 시장 때리기의 일환으로 용적율 1000%는 특혜이고 종묘를 주변 경관을 해친다고 해서 절대 반대 입장이다. 하루는 집에 있다가 도저히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버스를 타고 종묘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마치 초등학생이 된 기분으로 매우 들떠있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아마도 초등학교 2학년때쯤 (약 43년전) 가보고 종묘를 못가봤다. 사실 프랑크푸르트에서 8년 넘게 살면서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하우스를 못가봤고, 런던에 살던 내 선배는 런던 중앙 박물관을 10년 넘게 살면서 안가봤다고 하는데, 관광객이 아닌 이상 자기가 사는 도시의 주요 명소를 굳이 찾아가기는 쉽지 않은거 같다.


버스를 종로 4가에서 내려 길을 건너 종묘 앞으로 걸어갔다. 줄이 꽤 길었는데, 운이 좋아서 평일은 지정된 시간에 단체 관람만 가능했는데, 딱 시간이 맞아 '한국어' 단체 관람 시간에 군중들과 끼어서 구경을 했다. 구경전에 종묘 앞에서 세운상가쪽을 바라보았다. 과연 그곳에 용적율 1000%의 건물들이 들어서면 어떤 느낌일까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둘러봤다. 이미 종묘 앞에는 커다란 건물들이 몇 개 보였다. 그런데 너무 멀어서

[종묘앞에서 바라본 세운상가쪽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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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 정문앞에서 바라본 전경, 이미 많은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다]


딱히 종묘의 주변 경관을 헤친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다. 얼핏 봐도 30층 정도 되는 느낌의 건물들인데, 못생긴 건물이긴 하지만 괜찮아 보였다. 여기서 잠깐 샛길로 벗어나면, 서울의 건물들이 좀 더 멋져졌으면 한다. 그냥 성냥갑 모양의 네모난 건물들이 아니라, 좀 더 예술적으로 재탄생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종묘 이야기로 돌아와서 주변에 높고 넓은 건물들이 종묘 정문 앞 100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들어선다면 어떨까 상상해봤을 때 만약 멋진 건물 (사각형의 성냡갑 건물이 아닌)들이 들어서고 앞에 나무가 우거진 산책로가 청계천과 조화를 이룬다면 오히려 더 멋져질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종묘에 들어서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종묘 투어'를 시작했다. 늦가을의 종묘를 정말 아름다웠다. 걷는 내내 단풍과 멋진 낙엽을 보면서 투어 내내 종묘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서울 구도심에 이렇게 멋진 공원 같은 곳이 있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고 이 종묘를 끝까지 지켜내고 관리한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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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단풍길을 들어서서 좀 거다보면 종묘가 나왔다. '태종태세문단세...'를 속으로 중얼거리면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이 우리나라가 임진왜란 병자호란, 6.25 한국 전쟁등을 거쳤는데 이 종묘가 어떻게 이렇게 잘 보존되고 있는지였다. 가이드 통해 들어보니 이미 몇번 전쟁으로 참화를 겪었지만 후대의 왕과 대한민국 정부가 다시 부활시켰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이 있어 아마 UNESCO에서도 감복하여 문화재로 지정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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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를 빠져나오면서 예전 이명박 대통령의 '청계천 개발'을 반대하던 시위대의 모습이 떠올랐다.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들 주장은 청계천을 개발하면 서울이 망가지는 것처럼 결사 반대를 외쳤다. 세울이 지나고 을지로에 있는 직장에 다니면서 점심 시간 때마다 청계천 주변에서 샌드위치도 먹고 산책도 했는데 많은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정말 편안해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왜 그렇게 반대를 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었는데, 지금 종묘에서도 결사 반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실증적으로 내 눈으로 직접 보니 '반대를 위한 반대'처럼 느껴졌고, 이제는 서울시 공무원이나 시민들의 수준이 높아져서 말도 안되게 '개발자 특혜'니 '종묘를 박살내는 경관 해체'니 하는 구호는 더 이상 먹히지 않을거 같다.


20년 넘게 개발을 못한 그쪽 시민들은 또 어찌할 것이냐? 요새 즐겨보는 유튜버중에 서울대 도시개발과의 김경민 교수의 부동산 관련 영상을 자주 보는데, 김교수가 주장하는 것 중 하나가 '선진국 주요 도시에서 시행되는 용적율 매매 제도'는 매우 흥미로운 '선진 금융 부동산 제도'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나라는 각 주요 도시마다 공항이 있고, 서울은 청와대, 용산 국방부 등이 시내 핵심 요지에 자리 잡아서 그 근처 주민들은 개발이 막혀 재산상의 손해를 엄청 보는데, 이러한 용적율 매매 제도가 한국에도 도입이 된다면 이렇게 재산상 불이익을 받는 시민들에게는 엄청난 금전적 보상이 민간 차원에서 이루어질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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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중앙정부 및 각 정당들, 그리고 시민단체와 서울시는 원탁에 둘러앉아 민주적으로 토론을 시작하라. 그리고 어떻게 하는 것이 국가와 서울시, 나아가 국민들에게 가장 좋은 해결책인지를 끝장 토론으로 결론내 주기 바란다. 내가 봤을때는 전혀 개발에 문제가 없고, 오히려 쇠락한 종로와 더 나아가 동대문, 청량리까지 빨리 개발이 되고 김경민 교수가 지적했듯이 오피스 외에도 호텔, 오피스텔, 주상복합 아파트 등 많은 주거 시설이 들어서면 좋겠다. 길 건너편에 있는 광장 시장의 운명은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만약 광장 시장이 없어진다면 그 맛있는 떡볶이와 비빔 국수등은 좀 아쉬울거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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