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 도로를 못달리는 대한민국의 바이커들
대한민국은 6.25 한국 전쟁이 발발하고 1970년대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중의 하나였다. 50년대에는 북한보다 가난했고, 70년대에는 필리핀보다 가난해서 필리핀으로부터 원조를 받기도 했다. 그랬던 대한민국이 1988년 올림픽을 계기로 점점 발전하더니 지금은 전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보유한 국가가 되었다. 나라가 잘 살게 되면서 여러 가지 사회 시스템이나 문화, 스포츠 등 다방면에서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게 되었다. 지난 글에서 전 세계 선진국에서 아무도 보유하지 않는 매우 후진적인 부동산 시스템인 '전세 제도'에 대해서 이야기 했는데 (전세 제도는 우리나라가 찢어지게 가난한 시절, 정부나 금융권이 돈이 없어 개인들이 부동산을 임대 거래하는 사인(私人)간의 거래제도임), 이번 편에서는 전 세계에서 몇 안되는 바이크를 타고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 도로를 못타는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Chat GPT에게 '전 세계에서 바이크를 타고 고속도로를 못가는 나라는?'하고 물어보면 대한민국이 가장 강력한 규제를 하는 국가라고 뜨고 그 다음이 북한, 중국 일부 지역, 그리고 중동 국가들이 부분적으로 규제한다고 나온다. 이 얼마나 수치스러운 상황인가?
[Chat GPT에게 전 세계에서 바이크로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를 못다니는 나라라고 물어봄]
역사적으로 많은 바이커들이 이러한 상상을 초월하는 규제에 대해 헌법 소원을 세번이나 냈지만 모두 기각되고 말았다. 아마도 헌법재판관들중에 바이크를 타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바이크는 짜장면 배달이나 옛날 LPG통을 배달하는 가스배달부 정도로 생각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입법부에도 많은 진정을 냈지만, 국회의원들 역시 공부는 열심히해서 공무원이나 법조인은 되었으나 이들 역시 바이크를 타본적도 없고 바이크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없으니 무조건 '안된다'라고 결론을 내리고 아무도 입법을 시도하지 않는다. 앞서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이며, '선진국'에 가까운 나라라고 이야기했지만, 여전히 조선시대 '유교' 문화의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포르노가 불법이고 (모두가 다 보지만), 내국인 카지노가 불법이며, 바이크도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를 타지 못하게 한다. 마치 국가가 '부모님'처럼 국민들에게 이거는 되고 저거는 안되, 나쁜짓하면 혼나니 절대 용납 못해라고 하면서 국민이 기본적으로 성인으로써 누려야할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다른 모든 국가가 허용하는데 대한민국은 안되고 어떠한 문제점이 있을까? 첫째, 산업적 차원이다. 100년전부터 자동차를 만드는 많은 회사들은 바이크를 같이 만들어왔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BMW가 있고, 폭스바겐 그룹은 이태리의 명품 스포츠 바이크 회사인 Ducati를 인수하여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Honda, Suzuki등 자동차 회사들이 바이크도 생산하고 있고, 독립적인 바이크 회사로 Kawasaki, Yamaha(Toyota가 지분만 가지고 있음)등이 있고, 미국은 의외로 자동차 회사들은 바이크를 만들지 않고 Harley Davison, Indian 등 독립적 제조사들이 바이크를 만들고 있다. 이러한 바이크 회사들은 (자동차 회사에서 바이크 부분만 따로 빼서 보면) 매출이 약 50조원 (Honda) 규모인 회사도 있고, 대부분 조 단위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들이다. 대한민국의 바이크 관련 제도가 후진적이다 보니, 제대로 바이크를 만드는 글로벌 회사가 존재하지 않고, 대부분이 수입 바이크를 타다 보니 엄청난 외화가 유출되는 결과를 만들고 바이크 산업 역시 매우 후진적이고 개인들이 알아서 즐기는 취미 정도 수준에 머물고 있다.
프리미엄 바이크의 경우 가격이 4~5천만원 정도 하니 소나타 그랜저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고, 중가 바이크도 2~3천만원 정도 하니 아반테 가격 정도에 팔린다. 저가 바이크들은 1천만원에서 5백만원 정도이니 바이크 한대가 프리미엄 휴대폰 몇개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이렇게 부가가치가 높고 비싼 바이크를 우리 나라는 생산을 안하니 자동차 산업(automotive industry)의 커다란 한 축을 잃어버린 것이다.
바이크 산업은 단순히 제조만 하는 시장이 아니고 이와 관련된 부품, 악세사리 등 엄청난 replacement 시장이 존재한다. 이 replacement 시장 역시 거의 대부분이 다 수입 브랜드들이고 헬멧 분야에서 유일하게 HJC라는 회사가 있으나 이 외는 거의 수입 브랜드들의 잔치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또 이야기하겠지만,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규제로 인해서 많은 산업과 일자리가 창출되지 못하는 '스스로 덪'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둘째, 문화적 측면이다. 사실 문화가 곧 산업으로 연결되기도 하지만, 많은 선진국들이 바이크 문화를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할리 데이비슨이 마치 커피 문화 하면 스타벅스(Starbucks)를 연상하듯, 바이크 문화하면 Harley를 연상한다. 수백, 수천대의 할리들이 전국을 돌며, 특정 도시에서 행사를 하는데, 그 동네의 관광 비즈니스를 며칠간 폭발적으로 일으켜 지역 주민들의 커다란 환대를 받는다. 이러한 '바이크 문화'를 향유하기 위해 일부 매니아들은 미국, 일본, 유럽 등으로 원정을 가는 형국이다. GenZ들에게는 K-pop 문화가 있듯이 바이크를 타는 어른들에게는 '바이크 문화'가 있어야 그 산업이 더 커지고 하나의 '문화 플랫폼'으로 정착되는 것이다. BMW가 영종도에 driving center를 만들었는데, BMW 바이크족들은 영종대교를 못거너니 배를 타고 건너야하는 웃픈 현실에 많은 바이커들이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셋째, 미래와의 연결성을 차단한다. 이 역시 산업적 측면이긴 한데, 향후 미래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가 A.I, UAM (Urban aero mobility) 등 있지만 1인용 모빌리티 역시 미래 먹거리의 한 축이다. 한국의 이륜차 고속도로·자동차전용도로 통행 금지는 단순한 교통 규제가 아니라, 미래 1인 모빌리티로 가는 길을 구조적으로 막아온 선택이다. 도시가 팽창하고 1인가구와 장거리 통근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개인 이동수단 중 하나인 이륜 기반 모빌리티는 도심 저속 수단으로만 제한됐다. 그 결과 작고 가벼우면서도 고속 주행이 가능한 미래형 개인 이동체에 대한 기술 실험과 산업 축적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사람은 혼자 이동하는데 도로는 여전히 자동차만을 전제로 설계돼 있고, 1인은 대형 차량을 몰아야만 광역 이동이 가능하다. 이 불일치는 에너지 낭비와 기술 공백, 그리고 이동 선택권의 격차로 이어진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안전이 아니라, 개인 이동의 미래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상상력의 한계다. 한번 상상을 해보자, 지금 서울의 강변북로는 아침 5시부터 밤 12시까지 꽉 막혀서 도저히 도로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이 중에 10~20%만 자동차가 아닌 바이크라면, 아마도 평균 속도 확대는 물론 매연으로 가득한 한강을 살리고 이산화탄소도 감소될 것이다.
몇년전에 타다라는 신기술 서비스를 택시 기사들의 반대로 무산된적이 있다. 완전 무산은 아니고 9인승 이상 차량만 가능하게 규제로 묶은것이다. '타다'는 단순히 이동 수단만이 아니라 거기서 운행되는 데이터를 축적하여 향후 자율주행의 소중한 데이터로도 쓰일 수 있는데, 정치권의 무지 때문에 한국의 경쟁력을 상실하게 만든 측면이 있다. 즉, 하나는 알고 둘, 셋은 모르는 처방인 것이다. 이제라도 빨리 대한민국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에 특정 cc 이상의 바이크들이 탈 수 있게 여의도와 정부에서 문호를 열어주길 바란다. 자꾸 국민들에게 부모님이나 군대 상사처럼 뭐는 하지 마라, 뭐는 된다라고 하게 되면 그 사회는 발전 보다는 우물안 개구리가 될 것이다. 그것도 전 세계에서 가장 후진적인 개구리말이다.
[강변북로를 달리는 바이크, Chat GPT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