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골동품 가게 후기
네이버 웹툰에서 4년간 연재 중인 구아진 작가님의 작품 <미래의 골동품 가게>는 부천만화대상과 월드웹툰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작가님의 전작 <연>과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 역시 미스터리와 오컬트 장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장르를 뛰어 넘는 작가님만의 분명한 색이 존재한다.
골동품 가게라는 제목만 보면 골동품을 수집하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작품은 물건보다 사람의 삶과 업(業)을 다룬 이야기다. 주인공 도미래는 무당의 운명을 타고난 인물로, 자신이 나고 자란 섬 사람들을 위해 뭍으로 나와 어떤 ‘신물’을 찾기 위해 도겁당이라는 골동품 가게에 머물게 된다. 하지만 이야기는 곧 단순한 목적을 벗어나, 미래 자신과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의 과거와 인연, 업보를 하나씩 풀어가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이 웹툰은 운명과 선택, 그리고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아직 완결되지 않은 작품이기에, 왜 제목이 ‘미래의 골동품 가게’인지에 대한 의미 또한 앞으로 더 명확해지는 전개가 나오리라 예상한다.
이야기의 주된 배경이 무속이기에 작품에는
한국의 토속신앙과 무당, 신화, 사주팔자, 점복 같은 소재들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낯선 개념들인 만큼 각주도 자주 등장하는데, 이 각주를 읽는 재미가 상당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각주는
‘점복’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작가는 역경(易經)의 세계관이
현대의 양자역학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세상에는 고정된 실체가 없고,
인간이 관여하고 관측할 때 비로소 그 형태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길하기만 한 괘도,
흉하기만 한 괘도 존재하지 않는다.
길 안에도 흉이 있고, 흉 안에도 길이 있다.
결국 길흉화복은 사람의 심상과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는 말이다.
“역경에 정말로 정통한 이는 점을 치지 않는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 단번에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옛것이라고 해서 낡은 것이 아니고,
무속이라고 해서 과학과 동떨어진 것도 아니라는 사실.
세상의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이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
각주는 작품의 세계관이 확장될수록 더욱 빛을 발한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작품은 동양적 배경에만 머무르지 않고 서양적 세계관, 고대사와 근대사적 배경까지 다루게 되는데, 그 안에는 역사적 사실과 종교적 지식, 심지어 과학적 지식까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이쯤 되면 작가님이 혹시 외계인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그 깊이가 실로 대단하다.
사실 이 대목이 이 작품을 추천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대단하다’는 말로는 부족하고, 방대한 모든 지식을 하나의 서사로 엮어 매주 같은 퀄리티로 유지해 나간다는 점에서 존경심을 표하고 싶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놀라운 창작물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컸다.
끝으로, 작중에 등장하는 인상 깊은 문장들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하고 싶다.
“악은 기생하고, 선은 홀로 선다.”
“모르면 업보요, 알면 천명이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해석은 덧붙이지 않겠다.
동서양 철학에 관심이 있거나,
인간의 기원과 내세, 그리고 운명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있는 독자라면 이 작품 속 문장들이 분명 마음을 울릴 것이다.
※ 완결작은 아니니, 기다림의 고통을 감수해야 합니다. 동지들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