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몸이 아파 공부를 잠시 쉬고 일을 하게 되었어요. 온종이 앉아만 있으니 허리가 아프고 몸도 약해져서 도저히 공부를 할 수 없을 것 같았거든요. 공부 대신 할 다른 일을 찾게 되었죠. 운이 좋게 저희 집 근처에 스타벅스가 오픈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잽싸게 스타벅스에 구인문의를 해서 면접까지 보게 됐죠.
이렇게 스타벅스 알바를 하게 되었어요. 스타벅스에서는 알바를 뽑지 않고 전부 "직원"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스스로가 스타벅스라는 회사의 직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제가 여기에 뿌리내릴지는 혹은 마음을 열지는 아직 결정을 못했거든요. 그런데,,, 그래서 그런지 결국 일이 터졌어요.
말도 잘 안하는 제게 점장님은 서비스직을 하는 사람은 도레미파"솔". "솔", "솔", "솔"! 톤으로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쭈뼛대고 말도 안 하는 저를 답답해하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태어나서 그렇게 높은 음으로 사람들을 대한 적이 없는 걸요. 게다가 주변에서 과묵하다고 평가 받는 제가 그런 아양(?)떠는 말투로 사람들을 대한다고 생각하니 오금이 절로 저리더라고요... 그래서 2주 정도는 제 스타일대로 했습니다.
점장님은 어찌되었건 'xx(제 닉네임)'가 귀엽게 부르든 좀 더 친절하게 부르든 여기서는 그게 허용되고 오히려 권장되는 곳이라며 적극적으로 손님에게 친절하게 대하라고 하셨어요. 게다가 파트너들끼리도 필요할 때는 부탁 같은 것도 해야한다고 하셨죠. 하지만 저는 되도록이면 말을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친구와 점장님과의 대화에 대해서 이야기 하니 친구는 "너는 너고 'xx(제 닉네임)'은 'xx'아냐? 굳이 그 두 사람을 동일인물로 생각할 필요가 있어?"라고 하더라고요. 물론 친구 말이 맞아요. 하지만 몇 십년을 그렇게 살아온 나인데, 그걸 바꾸기는 많이 어렵죠. 누구는 제 고집이라고도 말해요. 맞죠. 저는 전에 했던 알바에서도 줄곧 그래왔어요. 그랬어서 그런지 알바에서마다 다들 저를 불편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저는 그동안 손님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도 대화를 일절 하지 않았거든요.
이래저래 고민이 많아지는 중이에요. 이게 어찌보면 제 성격을 바꿀 수 있는 어쩌면 마지막인 기회일 수도 있거든요. 사람하고 대화를 많이 하며 서로 그저 스몰토킹(?)(이걸 우리나라 말로 어떻게 번역해야 할지 모르겠네요.)을 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저도. 하지만 사람들 앞에서는 제 딴에는 필요하다고 생각한 말 이상을 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렇죠. 더더욱 제가 공적으로 만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요.
무조건 주변 사람들에게 말을 편하게, 잘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게 좋은 지도 사람마다 생각해볼 문제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그동안 제게 그런 쪽에서 불만이었던 게 많았어요. 지금 하는 스타벅스 알바도 그저 제가 하고 있던 자격증 공부의 부수적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 말고도 얻고 싶었던 것들이 꽤 많았죠. 사람을 대하는 방법. 그것도 제가 배우고 싶은 것 중에 하나였어요. 하지만 실제로 몸으로 부딪히니 저의 원래 성격이 드러난 것일 뿐이죠.
지금 저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어요. 성격을 바꿀지 아니면 그냥 스타벅스 알바를 그만둘지. 성격을 바꾸지 않아도 제게 맞는 일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해봐요. 또 그런 생각 다른 편에는 '내가 이까짓 거 못할까'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