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인 것들에 대한 질문

by 경계인

어느 사회에서 오래 살다 보면, 그 사회의 방식이 하나의 상식처럼 느껴진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일하는지 묻지 않고, 왜 그렇게 경쟁하는지 따지지 않는다. 그저 그렇게 살아간다. 마치 공기처럼. 보이지 않지만 늘 존재하는 것.


한국 사회에도 그런 공기 같은 것들이 있다.


질문하지 않는 규칙들


한국에서는 많은 것들이 매우 자연스럽다.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묻지 않고 배운다. 공부는 열심히 해야 하고, 좋은 대학에 가야 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가져야 한다. 누군가 그것이 왜 중요한지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느 순간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마치 보이지 않는 흐름이 있는 것처럼. 그 흐름 속에서는 다른 질문을 던지는 일이 쉽지 않다. 우리는 그 흐름을 거스르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볼 때


흥미로운 점은, 많은 사람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움직일 때 그 목표 자체는 거의 논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직장이 좋은 직장인지, 어떤 삶이 좋은 삶인지, 왜 그 길이 좋은 길인지. 우리는 의외로 깊이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 대신 더 자주 묻는 질문은 이것이다.


“어떻게 하면 그곳에 갈 수 있을까.”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방향에 대한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적다. 우리는 사다리를 오르는 법에는 능숙하지만, 그 사다리가 어디에 기대어 있는지는 묻지 않는다.




사회가 만든 기대


어떤 사회든 그 사회가 만들어낸 기대가 있다. 한국에서는 성실함이 중요한 덕목이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존중받고, 노력하는 사람은 칭찬받는다. 그것은 분명 좋은 가치다.


하지만 때로는 그 가치가 다른 질문을 가려버리기도 한다. 우리는 열심히 살고 있는지 자주 확인하지만,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는 잘 묻지 않는다. 열심히 달리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때, 우리는 멈춰 서서 주변을 돌아볼 용기를 잃는다.




익숙함의 힘


익숙함은 강력하다. 사람들은 대부분 익숙한 방식을 벗어나기를 어려워한다. 왜냐하면 그 방식이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검증된 길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걸어간 길은 안전해 보인다. 그 길을 벗어나는 것은 곧 위험을 감수하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새로운 질문은 종종 불편한 질문이 된다.


“꼭 그렇게 살아야 할까?”


이 질문은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은 사회 전체의 규칙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것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모든 것들의 기초를 흔든다.




다른 질문이 필요한 순간


어떤 사회가 성숙해진다는 것은 더 많은 답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더 다양한 질문을 허용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같은 방식으로만 살지 않아도 되는 사회. 다른 선택을 했다고 해서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 사회. 그런 사회에서는 성공의 모습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가 된다.


누군가는 조용한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행복을 찾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도시의 번잡함 속에서 자신의 열정을 불태울 수도 있다. 그 모든 선택이 존중받는 사회. 우리는 그런 사회를 꿈꿀 수 있을까.




우리가 서 있는 자리


한국 사회는 이미 많은 것을 이루었다.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고, 민주주의를 꽃피웠으며, 문화의 힘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시점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어떤 삶을 좋은 삶이라고 생각하는가. 어떤 사회를 더 살기 좋은 사회라고 말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 하지만 질문 자체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사회의 방향은 대개 그 사회가 던지는 질문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향하는 곳은 달라진다.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어쩌면 한 사회의 미래는 그 사회가 얼마나 많은 정답을 가지고 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 질문을 가지고 있는가에 달려 있는 것 아닐까. 답은 언제나 변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질문은 우리를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정답보다, 어쩌면 하나의 질문일지도 모른다.




한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 질문을 조금 더 오래 붙잡고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급하게 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돌아보는 것.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의 여정은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질문을 발견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질문들이 모여, 결국 우리가 살아갈 세상의 모습을 조금씩 그려나갈 것이다.


그 질문을 당신도 함께 붙잡아 주길 바란다. 다음 책에서, 우리는 또 다른 질문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 질문들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나 또한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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