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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신 Dec 06. 2022

손흥민 선수의 포옹

월드컵 속 우정과 땀의 숭고한 가치

월드컵 축제가 멋진 점은 땀과 우정의 가치를 전 세계 축구팬과 공감할 수 있어서입니다. ​

각국 국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자랑스러운 국가대표로 선발된 청년들이 고국을 위한 땀과 열정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숭고한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대표 팀의 많은 선수들은 다시 팀으로 돌아가면 같은 리그나 팀 동료로서 인연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대표팀 중계방송을 보면 전후반에 전력을 다한 뒤 탈진한 듯 운동장을 지키는 손흥민 선수에게 유독 상대 팀 선수들이 와서 위로의 말과 허그를 하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가 거친 유소년팀의 스승을 가나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이번 월드컵 무대에서 만났다는 스토리는 마치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습니다.  가나 감독도 경기가 끝나자 누구보다 먼저 손 선수를 안으며 위로와 격려를 하는 모습이 멋졌습니다.  ​


어제 브라질과 본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에도 같은 클럽 소속인 토트넘 홋스퍼 동료 히샤를리송이 고개 숙이고 있는 손 선수를 찾아와 포옹하며 위로를 나누는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내 뜻과 다르면 거의 적으로 간주하고 극심한 갈등 양상을 벌이는 어른들의 현실에서는 감히 상상도 못할 훈훈한 감동이었습니다.

안면부 골절로 수술 직후 뼈가 다 붙기도 전에 캡틴 완장과 마스크를 쓰고 대표 팀을 이끌며 최선을 다하는 팀 동료 손흥민 선수에게 보내는 인간적인 존경과 우정의 제스처라고 생각됩니다.

비록 브라질은 한국을 4-1로 이기고 히샤를리송은 세 번째 골을 터뜨리며 승리에 기여하는 등 각자의 팀에서 승패는 갈렸을지 몰라도, 승부보다 더 깊은 울림을 주는 두 선수의 포옹 장면은 너무나 감동적이고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


보도를 통해 히샤를리송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손흥민과 포옹하는 사진을 올리고 “나는 네가 여기까지 오기 위해 얼마나 힘들게 싸웠는지 알아. 네가 너의 사람들에게 영웅인 이유지”라는 글을 올렸다고 합니다. ​


우리가 잘 아는 겸손하고 유쾌한 인성의 손흥민 선수가 세계적인 리그에서 동료 선수들과 혹은 옛 스승과 나누는 교감을 볼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합니다.  ​

승패를 뛰어넘는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했던 2022년 월드컵은 그래서 길디 길게 저의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


PS. 브라질 내친김에 우승할 후 있도록 응원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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