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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구 Sep 29. 2022

첫 카메라 올림푸스 E-P1

첫 번째

첫 번째 카메라로 올림푸스 e-p1이 어울리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에피소드 1을 줄여서 ep1이라고도 하잖아요, 사실 이 카메라는 사진을 좋아하는 여자 친구(현 아내)에게 처음으로 선물했던 카메라였습니다 선물이지만 학생 신분으로 둘 다 빈털터리였던 당시 새 카메라는 너무 비쌋기에 저렴한 중고 디지털카메라를 선물했었습니다. 중고라서 싫어하면 어쩌지 라는 생각이 무색하게 카메라가 너무 이쁘다며 좋아해 줘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세월이 지나고 새롭고 성능 좋은 다양한 카메라들 사이에서 잊혀졌습니다.  어느 날 장롱을 정리하다가 카메라를 찾았고 몇 가지 문제들(손떨방 고장) 외에는 아직도 작동이 잘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써보니 느려 터진 AF는 답답하고 뿌연 LCD는 내가 사진을 제대로 찍었는지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셔터 소리는 어찌나 경박스럽던지...


그런데 말입니다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달간 사용해보고 카메라를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팔던지... 보관하던지)


*사진들은 모두(E-p1 본체 사진 제외) Olympus E-P1으로 촬영되었습니다.





언뜻 보면 필름 카메라

카메라 설명을 조금 해보자면 올림푸스가 90주년을 맞고, 원작 필름 카메라인 pen 시리즈 50주년을 기념해 2009년에 출시했습니다. 국내에선 5시간 만에 1,000대가 예약 판으로 매진되었고 2차 한정 판매에도 2시간 만에 물량이 전부 소진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야말로 미러리스(이쁘고 작고 화질 좋은 카메라들)의 시대를 연 카메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덧붙이자면 특히나 그 일본 퀼트 잡지 색감을 내는 디지털 필터가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 참고)





E-p1의 아트필터 효과

올림푸스 E-p1 아트필터에서 인기가 제일 많았던 '엷고 은은한 컬러'인데 수공예품, 퀼트, 인형,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찍을 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테스트 사진은 역시 풀만한 게 없습니다. 위의 사진은 컬러 설정을 내추럴로 설정해서 촬영했는데 빛 좋은 날 숲과 나무들을 찍으면 초기 올림푸스 미러리스들에서 보이는 부드러운 컬러가 보입니다.






어차피 이미지는 보정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하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생각보다 모두에게 부담스럽지 않고 좋은 컬러로 보정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많다고 느낍니다 그럴 땐 jpg 색감이 좋은 카메라를 쓰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카메라 제조사들에서 컬러 사이언스에 대한 연구를 오랜 기간 걸쳐서 하기 때문에 호불호가 강한 컬러는 만들어내진 않습니다. 모두에게 적당한 컬러를 만들어 내죠 그런 제조사 중에 다른 브랜드들과 다른 특별한 몇 가지의 컬러를 가진 카메라들을 색감이 좋다 또는 인물사진에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엔 후지필름의 카메라들의 컬러 베리에이션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 필름 제조사였던 브랜드의 강점을 살려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필름들의 고유한 색들을 이용해 카메라의 jpg색감을 만들어냈고 그런 점들이 상당 부분 고객들에게 먹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올림푸스 또한 e-p1을 만들어냈을 당시 다른 카메라들의 외형과 다른 콤팩트하고 이쁜 카메라에 맞는 컬러를 연구했고 그런 컬러들이 세팅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결과로 다른 브랜드들보다 좀 더 부드러운 계조와 아트필터에 있는 은은한 컬러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미 카메라를 가지고 있고 일반적인 DSLR을 선호하는 남성이 아닌 핸드폰으로 주로 사진을 찍고 카메라가 없는 2-30대 여성이 주 타겟층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남녀 가리지 않고 모두가 이 카메라에 열광적이었지만...






카메라는 1200만 화소이지만 오래된 카메라이기에 저조도에서 노이즈가 많이 보이는 편입니다. 저조도에서 노이즈가 많이 보이는 경우 저는 흑백으로 전환하기도 합니다. 흑백으로 전환했을 때 노이즈가 마치 흑백 필름의 거친 그레인처럼 보여 어쩔 땐 사진의 분위기를 더 살려주기도 합니다.









현재 대부분 카메라 제조사에선 Cmos센서를 사용 중이지만 예전에는(대략 2012년 이전?) CCD 방식의 센서가 대세였습니다. CCD가 컬러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좀 더 필름과 유사하다고 하지만 사진으로만 봤을 때는 Coms와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비슷한 썰로는 후지의 xtrans 시그마의 포베온 센서가 필름 라이크 하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대신 오래된 카메라의 현재 대비 해상도 저하와 유행이 지난 컬러, 결정적으로 사진에서 보이는 노이즈 등이 한물 간 카메라들에서 나오는 필름 라이크 사진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확대해도 쨍하게 나오는 요즘 카메라, 스마트 폰들을 보면 인간미가 없다고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ㅎㅎ;






그래서 오래된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 좀 더 신중하게 되고 그런 것에서 다시 사진 촬영하는 재미를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마치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처럼요







어느 날부터 카메라는 영상 촬영, 포트폴리오 촬영이 있을 때만 가지고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높은 화질의 영상 촬영과 고해상도의 사진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 위주로 사용해왔습니다. 그동안 어깨를 항상 무겁게 하는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찾은 e-p1을 찾아 사용해보면서 재미있고 즐거웠습니다. 처음 재미로 사진을 찍었던 예전처럼요.






이 카메라는 보관만 하더라도 계속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애초에 여자 친구였던 아내에게 처음으로 했던 선물인데 어떻게 버리겠어요 또 어디엔가 숨겨져 있다가 사진이 재미없어질 때쯤 다시 사용해보려고 합니다.






한 달 동안 사용했던 사진들을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으시다면 @onemoncam 인스타그램 채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onemonc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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