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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훈 Nov 01. 2015

Lean Startup 방법론, 만능인가? (2)

정지훈의 스타트업 투자 이야기 꾸러미

지난 주에 쓴 Lean Startup 방법론에 대한 두 번째 글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 주셨고, 공감해 주시는 분들도 있고, 반박하는 글도 나오고 ... 저는 이런 논쟁과 고민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자체가 좋았습니다. 특히, 박영록님의 "린 스타트업 맹신론 비판" 이라는 글도 같이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글을 쓴 의도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에게는 그렇게 받아들여 질수도 있는 것이니, 여러 글을 같이 읽어보시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쓴 것은 과도한 믿음(?)이 확산되는 듯한 분위기에 대해서 약간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으로 충분하니까요 ...



사실 저도 린 스타트업을 가르치고 있고, 실제로 멘토링을 할 때에도, 프로젝트 진행할 때에도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다른 측면도 같이 보면 좋겠지요. 이 글에 대한 이야기가 건설적인 토론으로 가는 것은 좋은데, 과거 소프트웨어 방법론 논쟁이 과도하게 펼쳐졌을 때처럼 다소 종교적(?)인 냄새가 날 정도의 논란으로는 확대되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습니다. 저를 과거를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도 한 방법(?) 했거든요 ... 


여튼 지난 주의 글에 이어 약간의 보충을 해 보겠습니다. Lean Startup은 실리콘 밸리의 테크 스타트업들이 취하기에는 정말 최적의 방법론이라는 것에 저도 이의가 없습니다. 물론 지난 주에 언급한 바와 같이 일부 산업에서는 다른 측면을 더 많이 봐야할 필요도 있습니다만 ...


또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하는 점은 실무적으로 볼 때, 이것이 스타트업이 아니라 전통적인 기업에서 도입하려고 할 때 부딪히는 딜레마도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즉, 전통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서 뭔가 긴 안목에서 전략적인 결정을 하고, 일단 들어가면 뒤로 돌아오기 쉽지 않은 의사결정 구조를 가졌거나 책임소재가 있는 경우에도 Lean Startup을 쉽게 도입하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경영방식을 혁신하거나 스타트업 생태계와 같은 체계를 내부에서 도입하는 등의 필요성은 어필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쉽지 않은 곳들도 있을 것입니다. 


Lean Startup은 여러 모로 전통적인 방법론보다 낫습니다. 그렇지만, 이 기법이 효과적으로 먹히려면 단순히 책을 읽고 이에 대해 떠들기 보다는 그 원칙을 경험이 풍부한 리더 또는 경영자들이 끌고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성공의 첫째 조건이 되겠지요. 


또 한 가지는 재미있게도 위험도가 높아서 신중해야 되는 종류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미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경우에도 간혹 Lean Startup 처럼 바깥에 나가서 많은 실험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보다, 한 개인의 독자적인 혜안이나 강력한 카리스마를 통해 파격적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확률적으로는 실패 확률이 더 높겠죠? 그렇지만, 어느 정도 위험에 대한 감내가 가능하다면 그것도 나쁘기만한 접근방법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헨리 포드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만약 내가 고객들에 단순히 그들이 무엇을 원하냐고 물었다면, 그들은 아마도 나아게 더 빠른 말을 달라고 했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한 말도 유명하지요



급진적인 혁신은 고객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시장 조사는 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애플 제품을 보고 난 뒤에야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기 때문이다


이들의 말을 인용하면서도 조심스러운 것은 이렇게 직관적이고도 강렬한 혁신을 일으킨 혁신가들의 접근방법이 일반적으로 통용될 때에는 되려 좋지 않은 사례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확실한 것은 이런 측면도 너무 소홀히 생각하지는 말자! 정도랄까요? 


되도록 많은 것을 듣고, 배우십시오. 그리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어떤 것을 만드는데 집중을 하고, 그것을 잘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직접 실행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겠지요? 그런 측면에서, 어떤 접근을 하더라도 항상 통용되는 접점은 있는 것 같습니다.


1.  최대한 빨리 배우고 지속적으로 반복해라

2.  한 방에 너무 크게 쓰지 마라

3.  지속적으로 자신이 생각했던 가정이 틀리지는 않았는지 테스트하라


이게 Lean Startup 아니냐구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글의 목적이 Lean Startup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오해나 맹신 또는 잘못 이해하고 있는 일부의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 목적이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노파심 삼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방법론에 대한 것은 아니고 스타업을 정말로 가볍게 시작하는 Lean Startup과 초기에 투자도 많이 받고 규모를 키워서 시작하는 Fat Startup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역시도 잘못하면 의미를 혼동해서 쓸 수 있거든요 ...


투자자로서 저는 Fat Startup 보다는 Lean Startup을 훨씬 좋아합니다. 초기에 너무 큰 투자를 받거나 시작할 때 여유가 넘치는 스타트업이 그다지 성공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저는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헝그리하고 Lean하게 경영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렇지만, 이 역시도 저의 선입견일 수 있겠죠? 그래서 간단히 Lean 하게 시작하는 스타트업과 Fat 하게 시작하는 스타트업의 장단점을 경영적인 측면에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Lean 스타트업의 장점


1.  투자대비 효용, 투자대비 돌아오는 것이 많다.

2.  초기에 많은 지분을 내주지 않아도 된다.

3.  보다 회사를 제어하기가 쉽고, 유연한 성장을 추구할 수 있다.



Fat 스타트업의 장점


1.  일부 사업에서는 큰 돈이 없으면 기회를 잡을 수 없다.

2.  뭔가 문제가 있을 때 이를 견딜 수 있는 든든한 백업이 된다.

3.  경쟁이 치열하고, 치킨 싸움이 될 때에는 돈이 많은 것이 정말 중요하다.



방법론 논쟁과는 다른 종류의 이야기지만, 역시 스타트업들에게는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아래 임베딩한 영상은 스탠포드 대학의 ECorner 비디오 강의 중에서 Lean Startup과 Fat Startup에 대한 Mark Suster의 짧은 강연입니다.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이번 주 글은 여기서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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