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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샛별 Jun 21. 2020

몽골 여행 - 고비사막



0. 해외 첫 여행 - 게르, 별, 초원



 사진첩 정리하다 문득 여행사진을 발견했다. 2012년 여름 친한 동생과 함께 몽골에 다녀왔다. 첫 해외여행지여서 그런지 빛나고 찬란한 기억 중 하나다. 자이언티의 "슬플 땐 이 노래를 꺼내먹어요"라는 가사처럼 가끔 그때 그 추억을 꺼내 먹는다.


몽골에 가게 된 이유는 정말 시시했다. 술자리에서 선생님이 몽골에 다녀왔는데, 별과 초원이 멋졌다고 말했다. 그때 술자리에 있던 친구들끼리 함께 가자라는 이야기가 술김에 나왔다. 술 먹은 탓인가 몽골 여행이 더 멋지게 들렸다. 그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몽골에 가보고 싶었다. 별과 초원 게르가 보고 싶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덜컥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그때는 몽골 항공사 딱 한 군데가 비행기를 독점을 한 탓에 비행기 값이 80 정도에 비싸게 예매를 했다.










1. 울란바토르에서 고비사막


 몽골에서 3주 정도 머물렀는데, 1주일은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머물렀다. 나머지 1주일은 고비사막으로 가는 투어를 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투어를 신청했다. 돈을 아끼려고 미국인 2명, 캐나다 커플 2명, 나와 친한 동생 이렇게 6명 함께 고비사막으로 가는 지프차를 탔다.


 고비사막까지 지프차로 꼬박 2~3일을 달려야 했다. 가는 도중 텐트에서 자거나 게르 머물렀다 밥도 오줌도 물론 초원에서 해결했다 지프차를 타고 달리다가 점심시간이 되면 차를 멈췄다 이동식 테이블을 펼치고 밥을 먹었다.









 덜컹이는 지프차에서는 딱히 할 것도 없었다.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창밖 풍경을 보거나 잠을 잤다. 좋은 차가 아니라 차가 자주 흔들리고, 오랜 시간 앉아있다 보니 엉덩이도 아팠다. 가끔 여기까지 와서 무슨 고생이람 이라 생각을 했지만. 지루함과 피곤함도 창밖 초원을 보면 잊을 수 있었다. 정말이지, 윈도우 바탕화면들이 내 눈 앞에 있었다. 


 바쁜 일상들 틈에서 가끔 우리에겐 아무것도 하지 않을 지루한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 지루해질 권리 같은 거 말이다. 몽골 여행은 내내 마음을 달래주는 지루한 시간들이었다.













 


 3일을 꼬박 달려서 고비사막에 도착했다. 도착한 고비사막에서는 어느 가족이 운영하는 게르에 머물렀다. 게르 안도 밖도 너무 햇볕이 뜨겁고 후덥지근했다. 여기서도 딱히 욕실이 없어서 구입한 생수로 세수도 하고 머리도 감았다.















 도착한 날 사막투어를 했다. 사막을 본 건 처음이었다. 모래를 손에 쥐었다. 부드럽고 뜨거운 모래가 손가락 사이를 빠르게 비집고 빠져나와 흩어졌다. 고비사막의 지형은 매일 변한다고 했다. 어디선가 모여 차곡차곡 쌓인 모래로 만든 산이 경이로웠다.












고비사막에서 이틀 머물렀다. 제일 좋았던 건 단연코 고비사막의 밤이다. 확 트인 초원에 조명도 소음도 없는 사막 하늘에 가득 떠있는 별을 보며 맥주를 마셨다. 외국인 친구들과 말도 잘 통하지 않았지만, 시시한 게임을 하며 웃었다.


그렇게 다시 3일을 지프차를 타고 울란바토르로 돌아갔다. 그 당시 영어를 잘 못해서 외국인 친구들과 많이 친해지진 못했다. 그 뒤 헤어지고 다시 숙소에서 다시 그 친구들을 만났을 때 엄청 서로 반가웠다. 있는 힘껏 손을 흔들며 웃었다, 전우애 같은 거라도 생겼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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