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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해 Mar 27. 2023

유튜버들이 하는 홍삼 광고는 다단계다


해당 포스팅은 유튜버 '호갱구조대' 채널의 영상을 보고 작성하였습니다. 해당 썸네일은 비평의 용도로 인용하였고, 썸네일에 대한 모든 저작권은 호갱구조대 채널에 있습니다.



 어제 유튜브 채널 호갱구조대에서 요즘 유튜버들의 홍삼 광고에 대해서 지적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많은 대형 유튜버들이 30만원대를 호가하는 홍삼 제품을 파격적인 할인률 77%의 할인을 진행해 7만원대로 구매할 수 있다고 하는 광고이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많은 유튜버들이 홍삼 광고를 진행하길래, 광고비를 주면서 할인을 80%를 하는 제품이면 대체 마진이 얼마일까 궁금했었다. 시장에서 파는 가죽구두 90% 할인을 볼 때의 마음이라,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혹하는 마음에 구매하진 않을까 생각되어 홍삼 광고하는 유튜버들을 좋게 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다르게 훨씬 더 심각한 상태였다. 호갱구조대의 제보에 따르면 현재 홍삼광고 구조는 다단계이다.


 홍삼 광고는 광고비를 주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제품 판매 시, 22%에 해당하는 커미션을 준다. 제품 가격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타사의 비슷한 제품들의 시중 가격보다 4배 정도 높게 책정되어 있다. 대신 80%에 육박하는 할인률을 적용하면 타사 제품과 엇비슷한 정도가 된다. 그러면 다단계의 판매방식을 살펴보자. 우리나라는 다단계가 기승을 부린 적이 있다. 당시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불법 다단계 판매방식에 대해서 철퇴를 내리고, 대중들은 도박이나 다단계나 똑같이 '불법적인 것'으로 규정하게 된다. 그러나 다단계에는 합법 다단계도 존재한다. 심지어 다단계 판매업을 정식으로 등록할 수 있다. 다단계 판매방식 자체가 불법은 아닌 것이다. 불법과 합법의 대표적인 차이는 회원가입 시 가입비와 강매여부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다단계 기업 암웨이는 정부의 승인을 받고 운영되고 있는 합법 다단계 회사이다. 암웨이의 세일즈 포인트는 회원가입비 무료, 아무리 많이 사용한 제품일지라도 100% 환불 가능한 소비자 친화적 기업, 소비자의 지인 소개에 따른 많은 페이백 및 풀패키지 아일랜드 여행권 등 판매 수익에 따른 확실한 보상과 계급체계, 소비자가 곧 세일즈맨이자, 광고 플랫폼이 되어, 절약한 광고비를 전부 제품 개발에 투자해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합리적인 시스템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다단계라 하면 흔히 멋모르고 들어온 사람들을 못 나가게 문을 밖에서 잠그고, 협박하고, 돈을 뜯어내고, 강제로 물건을 팔게 하며, 매달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쓰레기 같은 옥장판을 지인들에게 판매해야 하는 느낌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암웨이는 그 어떤 제제 없이 이마트에서 회원가입하고 물건을 사는 방식이다. 심지어 친구에게 추천을 하고, 그 친구가 물건을 구매 시 일정량의 페이백을 해준다. 이마트의 포인트 적립과 비교 시 그 차이가 어마어마하고, 소개시켜준 사람의 금액과 소개시켜준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소개할 시 그 금액이 전부 합산되어 계산된다. 금액이 커질수록 등급이 올라가며, 돈으로 돌아오는 비율이 더 커지게 된다. 하지만 강요는 없다. 저번달에 에메랄드였건 브론즈였건 아무 상관없다. 이번달에 유튜브 안 올렸다고 유튜브 회사에서 전화 오고 그러지 않는 것처럼 암웨이도 마찬가지다. 쓰는 사람이 만족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을 해주는 방식인데, 손해 본 사람이 있을까? 그냥 엘지의 페리오 치약 안 쓰고 암웨이의 글리스터 사용하겠다는데, 다단계는 왜 하면 안 되는 것일까? 그건 바로 사이비이기 때문이다. 다단계는 사람의 감정을 흔들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긴다.


 처음엔 그냥 치약 선물로 시작한다. 글리스터는 이미 전 세계에서 기록적인 판매량을 경신한 제품이고, 암웨이 제품인지도 모르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이제는 회원가입한 사람만 살 수 있었던 옛날의 폐쇄적인 환경에서 벗어나 이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도 쉽게 구매가 가능해 인지도는 더 크게 상승했다. 글리스터의 가장 큰 특징은 한번 짤 때 조금씩 나오는 것과 양치 후 과일을 먹으면 과일맛이 난다는 점이다. 구강에 큰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면 마트에서 치약을 가격을 보고 산다. 다 똑같은데 뭐 그냥 싼 거 쓰자. 별 생각이 없으니, 가격이 가장 크게 비교할만한 객관적인 수단이다. 그때 암웨이 판매원은 한마디 던진다. 양치하고 과일 먹어봤어요? 한국의 대가족의 경우 식사 후 과일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감자탕을 먹어 입이 텁텁해 양치를 할 경우 대참사가 벌어진다. 딸기가 딸기맛이 아닌 이상한 시큼한 맛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런 일화를 이야기하며 글리스터를 하나 선물한다. 한 번 양치하고 딸기를 먹어보라고, 왜 이 제품이 잘 나가고 비싼 것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이제 글리스터를 사용한 사람은 판매자에게 눈을 반짝거리며 놀라워할 것이다. 글리스터로 양치를 하면 정말 딸기가 딸기맛이 난다.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일반 페리오 같은 치약과는 다르긴 하다. 이때 판매자는 자신이 하는 것은 다단계가 아닌 합법적인 네트워크 마케팅이라 이야기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대기업은 가격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단가를 낮추려고만 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집행한다. 그 모든 비용이 그대로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나간다. 이 치약이 가격이 싼데, 원가는 대체 얼마겠느냐? 이 치약은 비싸지만 모든 광고비를 연구비에 쓰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치약을 만들 수 있었다. 그래도.. 500원짜리 치약과 8,000원짜리 치약은 가격차이가 너무 큰데.. 아니다. 용량과 튜브 입구를 봐야 한다. 우리는 치약을 짤 때 치약이 필요한 만큼의 튜브 크기로 제작된다. 입구가 작기 때문에 적정용량만 사용할 수 있어, 오래 사용가능하다. 심지어 양도 훨씬 많아 사용기간이 몇배나 된다.


 다단계에 뿌리 깊은 불신이 있는 한국인들은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암웨이에서는 일반인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이 이미 준비되어 있다. 논리를 숭배하는 한국인들은 그렇게 계속 대화를 주고받다, 결국 믿어지게 된다. 암웨이는 나쁘지 않구나, 다른 불법들 때문에 인식이 이런 거지 불쌍한 기업이네. 여기까지 온 사람들은 이제 세일즈 강의를 같이 들어보자고 데려간다. 그냥 팔라는 게 아니라, 어차피 치약 쓸 거 그냥 여기 치약 쓰면 페이를 주니까. 쓰다가 좋으면 그냥 친구한테 하나씩 선물해 보고 괜찮으면 쓰면 되는 거니까. 너한테 손해가 되는 건 없어. 단지 너한테 백만원을 쓰면 천원을 페이백해주는 이마트를 사용할 것인지, 백만원을 쓰면 6만원을 돌려주는 암웨이를 사용할 것인지만 결정하면 돼. 공기청정기 사러 하이마트갈지 롯데마트갈지 정하는 것처럼. 하지만 하이마트에서 적립한 포인트는 하이마트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암웨이는 그냥 현찰로 준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지. 그래도 암웨이가 손해겠지? 다단계니까.


 이렇게 판매자에게 이끌려 세일즈 강의에 가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허름한 건물 안에서 진행될 줄 알았던 강의는 마치 오페라하우스를 방불케 할 공연장에서 진행되고, 강의자는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성공의 스토리를 들려준다. 그 많은 좌석을 한자리도 빠짐없이 들어와 사람들이 강의를 듣고, 심지어 좌석 뒤에 빼곡히 서서 열심히 필기를 하면서 듣는다. 강의자는 요즈음 유튜브에서 성공에 대해서 강의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된다. 최저시급 조금 넘게 받으며 하루에 10시간씩 일하던 빚쟁이가,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행복한 삶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모든 불화가 사라졌으며 이번에 암웨이에서 보내준 여행은 정말 최고였다고 이야기한다. 가족 전원 비행기를 타는 순간부터 다시 돌아오기까지 전액 지원을 해주는 호사를 누리며 내가 성공했음을 실감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암웨이를 통해 이룰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이 이 이야기를 듣고 열광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왔던 이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 반반이다. 광신도라 생각하며 도망가는 사람 한명, 나도 정말 열심히해서 저렇게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사람 한명이다. 이 이야기의 플룻을 사이비 종교로 바꾸고 싶으면 정확하게 단어만 바꾸면 된다. 성공과 경제적 자유를 구원으로 바꾸면 종교가 된다. 다단계와 사이비 종교는 이렇게 자신들의 본질을 숨기고, 인간 내면의 가장 약한 부분에 침투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챙긴다. 암웨이는 좋은 제품, 합리적인 방식, 강요하지 않는 세일즈를 표방하고 있으나, 암웨이를 통한 경제적 자유라는 환상을 심어주며 이를 모두가 다 이룰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한다. 나만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남을 도와줄수록 성공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피해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자본이 증식하지 않는 이상, 무조건 먼저 한 사람이 가장 크게 성공한다. 거짓말이다. 그리고 대체 무슨 근거로 양치하고 과일이 과일맛이 나는 게 구강건강에 좋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 느낌은 그럴 것만 같다. 그 느낌 하나로 소비자에게 무조건적인 신뢰를 심어주는 방식이 바로 현혹이다.


 다단계를 왜 하면 안 되는지에 대해선 한도 끝도 없으니 이만 줄이고, 다시 홍삼 광고로 넘어오자. 홍삼 광고도 현혹이다. 30만원 상당의 어디에 좋은지도 모르지만 어른들과 건강에 좋은 홍삼을 무려 80%나 할인한다고 현혹한다. 본질은 6만원 상당의 제품을 6만원에 팔지만 말이다. 호갱구조대에서 지적한 내용은 홍삼이 어디에 좋은지, 왜 좋은지에 대한 내용은 없고 할인에 대해서만 강조하고 판매하는 유튜버들의 광고방식이다. 맞는 말이다. 적어도 암웨이는 확실하게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모든 것에 이유가 있었다. 심지어 치약 튜브의 크기마저도 이유가 있었다. 나는 솔직히 이런 점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디자인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사람들을 끌리게 만들 제품 세일즈 포인트가 많다는 점은 실용적인 제품들의 디자인이 잘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암웨이는 다단계 판매방식을 통한 이용자들의 정신 세뇌를 제외하고 크게 나쁜 점은 없다고 생각한다. 명절날에 점당 100원 고스톱보고 불법이라며 목에 핏대 세우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거기서 나아가 실제로 몇억 단위의 도박을 하는 중독자들은 지탄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금 홍삼이 어디에 좋은지 정확히 알고 구매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무슨 효능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부모님을 위해서 사드리는 마음, 타지에 혼자 나가있는 자식을 위해서 사는 부모님의 마음, 큰 병 앓고 퇴원한 친구를 위해 사는 마음 때문에 구매를 하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저렇게 광고를 하니, 저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고, 나도 저렇게 비싼 제품을 이번에 선물하며 생색내기 위해서 사는 것이다. 홍삼을 싸게 사서 건강해지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 때문에 사는 것이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이것은 본질을 숨기고, 사람의 가장 마음 약한 곳을 침투하여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것이다. 이것이 문제가 안된다면 대체 왜 뒷광고는 문제가 되었던 것이며, 사이비는 왜 문제고, 다단계는 왜 문제가 되었던 것인가? 위의 사례들은 전부 본질을 숨기고, 자신의 이득을 취했던 것이 문제가 되었다.


 며칠 전 친구 어머니가 80%에 가까운 할인을 하는 화장품을 구매하시게 될뻔하신 적이 있다. 어떤지 같이 봐달라는 친구의 부탁에 알아보니 인터넷 가격은 몇십만원이고, 특가로 80% 할인을 진행한다고 부추기며 판매하는 회사였다. 무료로 샘플을 드릴 테니 한번 사용해 보고 결정하시면 된다고 현혹하고, 막상 받아보면 본 제품과 샘플을 거의 흡사하게 만들어 놓고, 본 제품을 개봉하면 절대 환불 안 된다며 협박하는 악질 중의 악질 회사였다. 이 세상 어디에도 80% 할인을 하는 곳은 없다. 폐업 정리도 80% 할인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보는 사람들을 믿게 만든다. 6만원짜리 제품을 300만원에 팔아도, 6만원을 찾을 수 없다면 정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300만원으로 보고 혹하게 된다. 역시 사기 1위의 민족은 다르다. 사람의 감정을 너무 매섭게 파악한다. 네고왕에서 정말 엄청난 광고 효과에 한정판매를 걸고, 네고를 진행해도 할인율이 10%를 초과로 넘기기 힘들다. 손해 보고 장사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정보가 넘치는 사회에서는 더더욱 왜 이렇게 되었는지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나는 현재 홍삼 광고를 한 모든 유튜버들이 지난번 뒷광고 논란처럼 모두 매장당하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대중들의 질타가 어느 때보다 심해졌으며, 문제가 생기면 모든 사람들이 끌어내리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별로 좋은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죄송하다고 사과를 해도 받아주지 않는 사회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물론 되어버린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는 원래 엄격하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와 같은 명언이 디폴트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사람은 성장하리라 믿는다. 잘못한 점에 대해서 반성하고 죄송하다 이야기하고, 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더 나은 사람이 될 것이고, 그것이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는 완벽한 사람을 원해서도, 바라서도 안된다. 완벽을 다룰 수 있던 사람은 인상여 뿐이었다. 자그마한 흠 하나에도 목숨을 건다면 한걸음 한걸음이 작두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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