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서로에게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적응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후에 서로의 진가를 알기도 하고 상종 못 할 사람임을 깨닫기도 한다.
적응의 시간은 책을 읽을 때도 필요한데 첫 문장부터 빠져드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한참을 읽어 낸 후에야 그 매력을 드러내는 작품이 있다. 서사가 중심이 되는 소설이나 에세이 작품들은 빠져드는 속도가 빠른 편이라 적응의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은데 이것이 내가 소설을 읽는 이유다.
작품 속의 세계관으로 빠르게 들어서면 현생이 잊힌다. 현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든 서사 속으로 빠져드는 순간은 스위치가 전환되는 것처럼 환기가 된다. 순간이동이라도 하는 것처럼 지금 있는 곳에서 서사 속으로 빠져들어가니 내 기준에서 독서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출퇴근하는 이동시간이다.
E- book의 활성화로 디바이스만 있다면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원하는 도서는 바로 구매해서 볼 수도 있으니 원하는 어느 곳으로든 순간의 이동이 가능하다.
근래 여전히 빠져있는 작품들은 범죄소설이다.
쉽지 않은 사회생활에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는 위로도 되고. 범죄의 양상을 쫓아가다 보면 범인을 특정하려고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 기분도 느낄 수 있으니 현생을 잊기 좋은 가장 좋은 방법이다.
대체로 주인공들이 능력자인 것도 좋고.
전신마비의 법과학자 라임이 등장하는 범죄소설 시리즈를 읽고 있는데 한 권 한 권 줄어들 때마다 아까워서 천천히 읽고 있지만 라임과 색스를 주축으로 매력적인 팀원들이 범인을 색출해 내는 과정이 흥미진진해서 독서를 끊기가 어렵다
이제 시리즈의 2권만 남긴 상황인데 한 달 내에 전부 읽어버리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아마도 힘들 것 같다.
책에서 답을 찾는 습관이 요즘에는 책에서 쾌락만을 추구하는 것으로 점점 변질되어 가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책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이 아닌가 싶다.
디지털에 중독되어 핸드폰을 두고 입장하는 카페도 생겼다고 하는데 범죄소설에 빠지면 핸드폰은 처다도 안 보게 된다.
디지털디톡스가 필요한 분들이나 현생이 너무 괴로운 분들께 라임시리즈를 추천드린다.
꼰대의 최고봉을 달리는 고약한 법과학자의 매력에 빠져보시길.
링컨 라임시리즈
https://www.yes24.com/24/Category/Series/001?SeriesNumber=101470
본 컬렉터
코핀 댄서
곤충 소년
돌원숭이
사라진 마술사
12번째 카드
콜드 문
브로큰 윈도
버닝 와이어
킬 룸
스킨 컬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