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13.
인터넷 공간 속의 '나'는 글을 쓰지 않으면 없는 사람이 된다.
대부분의 시간 비워두긴 해도, 늘 블로그와 기타등등이 신경쓰이는 것을 보면
나는 홀가분히 '없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은 사실 원치 않는가보다. 인터넷에서건, 현실에서건.
일은 지극히 바쁘고, 지극히 단순하다. 손이 바빠질수록 머리가 비는데 그것이 두려워 늘 뭔가를 듣는다.
그러나 생각을 아주 안할 수는 없다.
서른까지만 살자고 하면서 살아온지 십이년차다. 두 달 지나면 서른이 된다.
남은 삶을 무엇으로 메꾸어야 할지 모르겠다.
곧 서른이 되는 나는
곧 할아버지라고 부를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아이가 된다.
나를 볼때면 늘 열심히 해라, 훌륭한 사람이 되어라, 하시던 할아버지는 처음으로
많이 고통스럽지? 하고 물으셨다.
나는 그와 같은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네'도 않고, '아니오'도 않고 그냥 헤헤 웃기만 했다.
그 질문에 실린 고통의 출처를, 그때는 알지 못했던 것이다.
시간이 닫혀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