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뗌 Feb 15. 2023

골목길

종일 시내를 돌 일이 있어서 좀 먼 거리를 헤메고 다닌 하루였다.

버스에 몸을 싣고 가다 문득 예전에 살던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을 스쳤다.

외로움에 몸부림치다가도 다시 사랑하고 미워했다가 미안해하고 원망하고 후회하고-

길거리 돌담벽의 벽돌 하나하나 감정의 층을 켜켜이 쌓아 만든것같은 거리도, 어차피 지나고 나면 그저 무한히 많은 골목 중 하나의 골목길일 뿐이다. 지금 걷고 있는 길과 마찬가지로...

그리 생각하니 묘한 안도와 함께 압도적으로 밀려오는 쓸쓸함에, 나는 창밖을 더이상 바라보지 못하고 그만 고개를 떨궈버리고 말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밤고양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