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포텐셜 서평
애덤 그랜트 신작이다.
작가님의 전작인 '기브 엔 테이크', '오리지널스', '싱크 어게인'을 재밌게 봤고 TED 강연도 흥미롭게 봤던 터라 별 고민 없이 구매했다. 그의 책을 자기 계발서라는 범주에 넣기에는 재밌는 사례들이 많고 조직 심리학의 범주로 보기에는 쉽게 읽히는 필력이 마치 에세이 작가 같다.
이번 히든 포텐셜 역시도 두께에 비해서 속도감 있게 읽힌다. 책의 부제목에는 '성공을 이루는 숨은 잠재력의 과학'이라는 것만 보고 자기 계발서라고 생각하면 기대와는 다소 다른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냥 작가가 조직 심리학을 연구하면서 얻은 결과를 쉽고 재밌는 사례로 풀어놓은 에세이로 접근하면 좋을 것이다.
1. 품성 기량 - 더 멀리 도약하게 하는 길
'히든 포텐셜'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은 '품성'이다.
품성을 어떻게 기를 것인가를 책 내내 언급하고 있다. 품성 기량이 대단한 성취를 가능하게 한다는 이야기를 첫 장에서부터 밝히고 있으며 이는 누구나 기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걸 강조한다. 특히 이러한 기량을 기르는 데 너무 늦은 나이가 없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품성은 뭘까? 성격과는 다른 이야기일까?
두 가지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품성은 석고처럼 딱딱해지지 않으며 말랑말랑한 성질을 유지하며 본능보다 가치를 우선시하는 역량이다. 성격은 성질이나 경향이며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원초적인 본능이다. 이 둘을 어떻게 구분한다? 어려운 이야기 같은데 방법은 어려운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바로 품성이다.
숨은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품성 기량에 우리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시종일관 역설한다.
2. 불완전 주의자 - 결함과 무결함 사이의 최적점 찾기
안도 다다오의 이야기가 나온다.
안도 다다오는 개척정신이 강한 미니멀리스트로 알려져 있다. 나도 그의 작품을 좋아하고 한국에 있는 그의 손을 거친 건축물, 특히 제주도에 있는 본태 미술관을 좋아한다.
위대한 건축가의 기질을 생각하면 완벽주의가 떠오른다. 그러나 안도는 제한된 예산과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역량으로 찬사를 받는다. 그런 제약을 바탕으로 그가 만들어 낸 창작물은 결함을 감내해 내는 태도에서 나온다고 한다.
'제약'이라는 부분에 많은 공감을 하게 된다. 매일매일 하는 일이 제약을 알고 그 안에서 어떻게 더 나은 방법을 찾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간이 많다. 제약을 알면 더 유연해질 수 있다.
3. 정체기에서 벗어나기 - 전진을 향해 에둘러 가는 길
운동경기에서 스타 선수의 부재 후 팀의 실력이 향상되는 부분을 기술하고 있다. NBA 농구 경기에서 스타 선수가 부상을 입은 후 예상대로 팀의 경기 실력이 악화되었다가 그 선수가 복귀하자 부상 입기 전보다 훨씬 많은 경기를 이긴 사례가 많다. 이는 스타 선수가 빠지면 팀은 원점으로 돌아가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 자신의 장점을 살리고 새로운 경기 수행 방식을 적용하면서 팀원들이 스타 선수가 복귀할 무렵이면 실력이 향상되어 있음을 경험하게 된다. 올해 뉴욕 양키즈 에이스 투수 콜 부상 이후에도 팀 성적이 상승하는 것을 보면 역설적이지만 일어나는 일이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가 반드시 일어나야 하는 건 아니라고 조언한다. 속도를 늦추면 애써 얻은 것을 잃게 되고, 후퇴는 포기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일은 경로 이탈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길을 잃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정비기간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항상 우상항하는 모습만을 기대하고 만나게 되는 장애물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속도보다는 방향이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4. 황금 캐기 - 팀에서 집단 지성 발굴하기
사람들의 역량을 어떻게 끌어내는가를 다룬다.
팀 친화적인 구성원이라고 해서 뭐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태도를 지닌 사람을 뜻하지는 않는다. 자기가 속한 집단에 필요한 게 뭔지 파악하고 모두가 십시일반 하도록 하는 역량이 팀 친화적인 구성이다. 팀에 현자가 한두 명 있으면 좋겠지만, 아무도 그들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고 구성원 자기 나름의 의제를 추구하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 한 사람만 친화적으로 행동하지 않아도 팀 전체를 개인보다 더한 멍청이들로 만들기 충분하다.
각자가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최선을 다하는 과정과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 이것이 팀 친화적인 구성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간혹 리딩하는 1~2명을 잡음 없이 잘 따르는 게 팀워크가 좋다고 여겨질 때가 있지만 개인의 카리스마가 아닌 팀원 개개인이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할 때는 결과가 따라오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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