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2번 버스를 타다.
루이치 사카모토의 음악을 들으며.
루이치 사카모토의 음악을 들으며 1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을 472번 버스를 탔다.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는 8주간 내 프로그램의 엔딩곡이었다.
좋아하던 사람들이 하나둘 세상을 뜬다.
내게 남겨진 시간을 생각한다.
벚꽃잎이 흩날리는 봄이다.
472번은 명품을 휘감은 백화점을 지나, 남산 터널을 지나 충정로와 시청을 지나
신촌을 향한다.
가쿠다 미쓰요의 여행기를 마저 읽으려했지만 햇살이 좋아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벚꽃잎이 눈처럼 날리는 신촌 거리를 보았다.
최단 시간만을 생각하면 다른 교통편에 올라야 하는데
당분간은 음악을 들으며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이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을 거 같다.
4월 3일이다.
제주가 생각나기도 하고,
이 날이 생일인 친구가 생각나기도 한다.
여행기를 읽이엔 이 시간이 여행과 같다.
서울, 2023.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