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말을 대하는 학생의 심경
2학기가 시작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학기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이버대를 다닌 지 4학기 째, 이제 곧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매 학기를 참 정신없이 보내는 건 여전한 듯하다.
문득, 대학 공부가 달리기와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꾸준히 달리기를 해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든 것 같다.
매번 달리기를 할 때마다 초반에는 힘이 든다. 몸이 덜 풀린 데다 심박과 호흡이 아직 안정되지 않았기에, 처음부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천천히 뛸 수밖에 없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학기 초에는 강의계획서를 확인하고 교수님의 성향이나 수업 스타일을 파악하느라 조금은 어수선하고 정신이 없다.
그러다 몸이 풀리고 호흡이 안정되면, 조금씩 속도를 올려 꾸준히 달릴 수 있게 된다. 코스에 따라 오르막이나 내리막을 만나기도 하고 속도 변화도 생기지만, 즐겁게 달릴 수 있을 만큼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나아간다.
공부도 비슷하다. 개강 후 2주 정도가 지나 수업 진행 방식이 파악되면, 어느 정도 리듬을 타고 수업에 임할 수 있게 된다. 중간중간 과제나 평가가 있기도 하지만, 이를 하나씩 수행해 가며 수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이 이어진다.
그러다 달리기 후반부에 이르면 속도를 높여 더 힘차게 나아가게 된다. 무리하면 힘이 부칠 때도 있지만, 적당한 페이스로 꾸준히 달려왔다면 비축해 둔 힘으로 막판 스퍼트를 낼 수 있다. 그렇게 달리기를 마치고 나면 숨은 가쁘고 몸은 힘들어도, 해냈다는 성취감과 함께 개운한 기분이 든다.
수업도 그렇다. 중간고사 이후엔 시간이 더욱 빠르게 흐른다. 기말고사와 각종 평가 준비로 학기 초보다 더 정신없을 때도 있지만, 한 학기 동안 쌓아온 공부를 바탕으로 힘을 내본다. 과제든 시험이든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어느새 한 학기가 마무리된다.
그래서일까, 2년간 사이버대를 다니며 후회한 적이 딱 한 번뿐이다. 작년 2학기에 한 과목에서 A0를 받았던 일이 지금도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 이번 학기만큼은 그런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더욱 노력하려 한다.
이번 주와 다음 주는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3일 연속 실시간 합평 수업이 있고, 과제 준비도 만만치 않다. 시를 쓰고, 시집을 분석하고, 소설도 써야 한다. 기말고사 준비까지 겹쳐 바쁜 나날이 될 것이다.
나에게 이 2년이란 시간은 어떤 의미였을까? 아직은 깊이 생각할 여유가 없지만, 모든 학기가 끝난 뒤 찬찬히 돌아봐야겠다. 과연 그 시간이 나의 원래 목표에 닿아 있었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