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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니킴 Sep 17. 2022

식단일지 쓸 때
하지 말아야할 것 세 가지

다이어트를 결심하면 가장 먼저 어떤 행동을 하시나요? 


퇴근 길에 헬스장 등록하기, 사무실 자판기에서 콜라 안 뽑아먹기, 저녁 스킵하기 등등. 우리는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 특정한 행동을 같이 시작합니다. 저는 다이어트를 결심하면 항상 식단일지부터 썼습니다. 



식단일지의 첫 장 첫 줄인 아침은 언제나 샐러드로 시작했는데, 저녁엔 과식과 폭식을 일삼으며 너무 많은 음식을 밀어넣느라 식단일지엔 먹은 음식을 다 적지도 못했습니다. 다음 날의 일지도 아침과 점심은 ‘클린’하고 ‘잘’ 먹은 음식들만 적고, 저녁엔 다시 과식을 하며 식단일지를 내팽개쳤습니다. 결국엔 ‘이렇게 먹을 거면 내가 이걸 왜 적고있나’ 자괴감이 들었고, 다이어트도 실패로 끝났고요.  


그렇게 100일 넘게 써본 적이 없던 식단일지를 지금은 200일 넘게 매일 쓰고 있습니다. 식단일지(그리고 다이어트)작성에 여러번 실패했던 사람이 200일 넘게 식단일지를 쓸 수 있게 된 현실적인 조언 & 팁을 공유해봅니다.  





1. 꼼꼼하게 적지 마세요. 


여러 식단일지 템플릿을 보면 식사 시간, 음식 종류, 몸무게, 칼로리, 감정, 물의 양 등 적을 게 상당히 많습니다. 식단일지를 꼼꼼하게 적을수록 일지를 오래 유지하긴 힘듭니다. 처음 시작할 때야 의욕이 넘쳐 매 끼니 때마다 바로 적겠지만 나중엔 저녁까지 다 먹고 하루에 먹은 음식들을 복기해서 적을 때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식단일지 포맷은 최대한 단순해야 합니다. 식단일지엔 음식을 먹은 때(시간, 혹은 아침/점심/간식/저녁으로 기록)와 먹은 음식양만 기록하세요. 먹은 음식양을 기록할 땐 사과 1개, 밥 1공기, 고기 1인분 등으로 적으면 됩니다. 우선 음식을 먹은 때와 먹은 음식양을 100일 넘게 써보고, 그 이후부터 내가 원하는 정보를 더 추가하면 됩니다. (그램, 공복감 지수, 감정 등) 


시작은 언제나 단순할 것!





2. 감정을 적지 마세요. 


식단일지 팁을 검색해보면 음식을 먹은 전후의 감정을 적으라는 조언이 많습니다. 


그런데, 음식 먹은 전후의 감정 식단일지에 적지 마세요. 식단일지에 먹은 음식에 대한 감정을 적게 되면 써야할 것들이 늘어나고, 좀 귀찮아집니다. 그럼 장기적으로 쓰기가 어렵겠죠. 


또 사람의 본능이라는 게 좋은 감정보단 부정적 감정을 쏟아내는 게 좀 더 익숙합니다. (점심에 샐러드 잘 먹고, 저녁에 치킨 왜 먹었을까?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다…) 식단일지에 먹은 음식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쓰면 자책하는 마음이 커지고, 내가 쓴 걸 안 보고 싶어집니다. 


우리가 식단일지를 쓰는 이유는 나중에 참고하려고 쓰는 건데 안 보고 싶으면 참고할 수 없겠죠. 그리고 나중엔 습관처럼 먹는 음식들(예: 아침마다 먹는 블루베리 요거트)에 대해 별다른 감흥이나 감정이 없어집니다. 일단은 음식을 먹은 때와 먹은 음식양만 기록해보세요. 먹은 음식에 대한 감정은 식단일지 쓰는 게 습관이 되고 난 이후 필요에 의해 기록하시면 됩니다. 





3. 마음챙김하면서 먹지마세요. 


마음챙김 식사, mindful eating. 지금 이곳에서 내가 먹는 음식에 집중하며 천천히 먹는 연습. 


다 좋습니다. 음식과 식사에 대한 자신만의 가치관이 있다면 여태껏 해 온 마음챙김 식사 계속 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저는 한 시간 남짓 주어진 식사 시간에 쫓기며 불고기 백반에 김치찌개를 먹을 때 ‘마음챙김 식사’라는 게 저의 현실과 동떨어진 어떤 이질적인 수행방식처럼 느껴졌습니다. 


또 음식을 천천히 씹어먹는 게 당연히 몸에 더 좋겠지만, 그게 습관이 안됐다보니 오히려 끼니때마다 음식 씹는 걸 의식하게 되고 신경쓰여 지속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마음챙김 식사를 원래 해오셨다면 이 부분은 그냥 흘려들으시면 됩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주관적인 의견이니까요. 


그런데 다이어트가 목표라면 매 끼니 마음챙김을 할 게 아니라 숟가락을 일찍 내려놓으세요. 그리고 앞자리에 앉은 사람과 소소한 대화를 하며 식사 페이스를 맞추는 게 훨씬 다이어트에 도움됩니다. 처음부터 마음챙김 식사하면서 식단일지까지 작성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식단일지의 핵심은 ‘내가 어떤 음식을 어느 정도의 양으로 언제 먹었는지’입니다. 


이 데이터가 30일, 100일, 300일 넘게 축적되면 다이어트뿐 아니라 특정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음식에 대한 에너지 레벨을 비교할 수 있는 정도의 아주 귀한 데이터가 됩니다. 


그러니까 샐러드뿐 아니라 곱창, 삼겹살, 떡볶이, 빙수와 아이스크림도 모두 식단일지에 적어주세요. 그래야 어떤 음식을 더 먹고, 덜 먹어야 하는지 대차대조표처럼 덧셈과 뺄셈으로 식단일지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자, 그럼 방금 전에 먹은 음식부터 적으로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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