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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아라 Apr 18. 2024

성인의 축제인가? 마녀의 날인가?

발푸르기스의 밤

발푸르기스의 밤이라고 알려진 날은 5월이 되기전날인 4월 30일 밤에 유럽의 여러 지역에서 행하는 축제를 의미합니다. 발푸르기스의 밤이라는 이름이 된것은 이 날이 "성 발부르가"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성 발부르가(또는 성 발푸르가)는 8세기경 앵글로 색슨 출신의 고위 귀족출신의 여성이자 수녀로, 오래도록 수녀원에서 지역사회를 위해 일했었으며, 이후 형제들과 함께 프랑크 왕국으로 가서 아직 기독교가 널리 퍼져있지 않았던 왕국의 변경지역으로 가서 선교활동을 했을뿐만 아니라 그곳 수녀원에서 남은 생을 보냈으며 현재 바이에른 지방에 있던 자신의 수녀원에서 사망했다고 합니다. 


9세기 성 발부르가는 성인으로 시성되는데, 특히 870년 5월 1일 성 발부르가의 성 유해는 원래 묻혀있던 수녀원에서 역시 연고가 있던 아이히슈태트로 옮겨지는데, 성 발부르가의 축일은 보통 사망한 날인 2월 25일로 알려져있지만, 독일이나 핀란드 스웨덴 주로 북부유럽 지역에서는 성 발부르가의 성 유해가 옮겨진 5월 1일을 성 발부르가의 축일로 기념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성 발푸르가의 밤은 이 성인의 축일 전날 열리는 행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 발부르가(성 발푸르가)


중세 독일에서 성 발부르가는 광견병이나 해충 백일해와 더불어 마법을 막아주는 성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성 발부르가의 축일 전날에 열리는 행사는 일종의 "마녀와 마법사"들이 힘을 얻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그 일환으로 발푸르기스의 밤에는 주로 커다란 모닥불을 태워서 이들을 막았다고도 합니다.


재미난 사실은 사실 이 축제가 기독교 성인과 연결되지만, 북유럽 쪽에서는 기독교 이전의 민속신앙과 연결되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5월을 봄으로 생각하던 추운 북유럽 지방에서는 봄을 맞이하기 위한 봄축제의 일환이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스웨덴의 경우 성 발부르가의 이름은 스웨덴식으로 발보리Valborg인데 이 이름은 봄이 온것을 의미하는 단어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중세 스웨덴에서 행정년도가 4월 30일로 봤기에 발푸르기스의 밤은 새해를 맞이하는 밤의 축제이기도 했었습니다. 이 전통은 후에 학생들에게로 이어지는데 학생들은 학년이 끝난 것을 기념헤서 4월 30일날 여러가지 행사를 하면서 즐겼다고도 합니다.


https://youtu.be/pIMGbHxsVGc?si=lZGgwWtQ0ZSrzuKn

스웨덴의 구스타프 왕자(오스카르 1세의 아들) 왕자가 작곡한 봄의 노래,  19세기 스웨덴에서  발푸르기스의 밤에 부르는 합창곡


이렇게 발푸르기스의 밤은 사실 기독교 성인의 축일과 연결되었다고도 하지만 기독교 이전의 민간신앙과 연결되기에 또한 기독교 외적인 이야기들도 전해집니다. 가장 대표적인 이야기가 발푸르기스의 밤에 마녀들이 모인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주로 독일쪽에서 전해져오는 이야기인데 마녀들이 발푸르기스의 밤에 모이는 이유는 이들의 힘이 가장 세지는 때가 바로 이때라고 여겨서 입니다. 성 발부르가는 마법과 마녀들을 억제하는 힘을 가진 성인이기에 반대로 이 성인의 축일 전날 축제인 발푸르기스의 밤은 마법사와 마녀들의 힘이 가장 강할때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입니다. 


발푸르기스의 밤으로 가는 길, 1760년 작품


이런 관념은 독일의 생활 문화등에 자리잡았는데, 독일의 뛰어난 작가인 괴테도 이런 개념을 자신의 작품에 도입합니다. 바로 파우스트 1부에서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가 마녀들과 함께 발푸르기스의 밤에 환락에 빠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생각하는 파우스트의 주의를 바꾸기 위해서 악마인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를 이 축제에 데려가는 이야기인 것입니다.


1880년대 연극 파우스트의 포스터, 발푸르기스의 밤을 묘사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발푸르기스의 밤은 성 발부르가의 축일을 기념하는 축제로 알려져있었지만, 기독교 이전의 민간 신앙과 결합한 형태로, 어쩌면 중세시대 기독교적인 것이 아니라면 이단으로 보던 시기 살아남기 위해서 기독교 성인의 축일과 연결된 축제로 포장된 것이 아닐까합니다.




...왜 뜬금없이 이 발푸르기스의 밤을 이야기하냐구요 ^^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는 2024년 두번째 시즌 오페라로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를 공연합니다. 구노의 파우스트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원작으로 하는 오페라 작품으로 이곳에서도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가 참석하는 발푸르기스의 밤이 묘사되고 있습니다. 특히 구노의 파우스트는 프랑스 오페라의 특징을 담고 있으며 여기에는 발레가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구노는 이 발푸르기스의 밤을 발레로 묘사했었습니다. 그리호 이 발푸르기스의 밤 발레는 인기가 많아서 단독 발레 공연으로도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샤를 구노


프랑스 오페라지만 당대 독일 사회와 문화를 이해할수 있는 작품이기도 한 구노의 파우스트를 한번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포스터

파우스트 공연 일정

2024.4.19 (금요일) 오후 7:30

2024.4.20 (토요일) 오후 3:00

2024.4.26 (금요일) 오후 7:30

2024.4.27 (토요일) 오후 3:00


공연 상세 페이지


그림출처

위키 미디어 커먼스

대구 오페라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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