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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만들었다는 증거 있어?

[명언] 창작자가 마주하게 되는 질문

by 상처입은치유자

"이 글, 제가 먼저 쓴 거예요!"

"이 그림, 제가 그렸어요!"

그런데, 그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요?


신은 창조하고, 인간은 창작합니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콘텐츠를 만들어냅니다. 그림, 사진, 글, 노래, 코드, 영상… 창작의 순간은 짜릿하고 뿌듯합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그 다음에 발생합니다.

누군가 내 콘텐츠를 도용하고, 그걸로 돈을 벌고, 유명해지고, 플랫폼이 그걸 방관할 때, 우리는 '입증'이라는 단어 앞에서 무력해집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쓴 글이 다른 곳에서 마치 그 사람이 쓴 것처럼 퍼져 나갔을 때, "그거, 네가 먼저 썼다는 증거 있어?"라는 말 앞에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저작권? 등록 안 했는데요

대부분의 창작자들은 저작권 등록을 하지 않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귀찮고, 어렵고, 비용이 들고, 지금 시점에 수익화 여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SNS나 블로그에 올리는 일상적인 창작물들은 "이게 나중에 문제가 될까?"라는 생각 없이 그냥 올립니다. 하지만 창작물에는 크고 작음이 없습니다. 내가 찍은 사진 한 장, 쓴 글 한 줄도 모두 저작물입니다.


창작자에게 입증책임이 있다는 현실

저작권은 창작과 동시에 발생합니다. 이는 법적으로 명확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입증'입니다. 침해 상황에서 창작자 스스로 "내가 먼저 만들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현재로선 저작권을 공식 등록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개인 창작자에게는 여러 현실적 장벽이 있습니다. 복잡한 절차, 상당한 비용, 긴 처리 시간… 일상적으로 창작하는 콘텐츠를 모두 등록하기엔 부담이 큽니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고민들

더 복잡한 건 AI 시대입니다. AI가 학습한 데이터로 만든 콘텐츠와 인간이 만든 콘텐츠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어요. "이건 AI가 만든 거 아니야?"라는 의심까지 받는 상황에서, 창작자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플랫폼들도 고민입니다. 수많은 콘텐츠가 매일 업로드되는데, 어떤 게 원본이고 어떤 게 복사본인지 구분하기 어렵거든요. 결국 "먼저 신고한 사람이 원작자"라는 식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창작자들의 목소리

유명한 작가나 대형 출판사는 법무팀이 있고, 저작권 관리 시스템이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 창작자, 인디 크리에이터, 1인 사업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우리들, 인스타그램에 그림을 올리는 일러스트레이터들,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크리에이터들… 우리의 창작물도 보호받을 권리가 있지 않을까요?


권리 의식의 변화가 필요한 때

중요한 건 의식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만든 건 내 것이다"라는 당연한 권리를 당연하게 여기고, 그것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

창작의 즐거움과 함께, 창작자로서의 권리도 함께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내 창작물이 어디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혹시 누군가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내가 먼저 만들었다"는 단순한 진실

결국 창작자의 권리는 이 단순한 진실에서 시작됩니다. "내가 먼저 만들었다." 이 사실을 지키고 증명하는 것이 창작자가 가져야 할 첫 번째 권리 의식이 아닐까요?

법이 멀고, 기술이 어려워도, 내 권리만큼은 내가 챙겨야 합니다. 누군가 "네가 만들었다는 증거 있어?"라고 물을 때, 당당히 "응, 있어"라고 답할 수 있는 창작자들이 늘어나길 바랍니다.

그날이 오면, 창작의 즐거움은 더 순수해지고, 창작자의 권리는 더 견고해질 거라고 믿습니다.


※ 이 글은 브런치스토리 [2025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기념 공모전] 참여작입니다. 모든 창작자의 권리가 보호받는 세상을 꿈꾸며 씁니다. 제가 직접 대안으로 만든 저작권 간편입증 안내는 댓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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