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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ce Aug 13. 2020

저도 한 번 시작해봤습니다.

원정 개미가 된 주린이.

Photo by NeONBRAND on Unsplash


현재 난 퇴사 5개월 차, 임시 전업주부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니 수입은 0원, 통장잔고는 눈물이 앞을 가리는 수준. 난 전형적인 욜로족이었다. 길지도,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돈을 모으기는커녕 즉각적인 행복을 위해 모두 써버렸다. 그럼에도 내 생활이 구질구질하다는 불평불만과 함께 삶의 만족도는 바닥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모은 돈은 제로, 경제관념이라곤 찾아볼 수도 없었다. 당연히 씀씀이도 커서 당시 남자 친구와 종종 트러블이 생기기도 했다. 돈에 대한 가치관이 극과 극이니 그럴 수밖에. 


프러포즈를 받고 결혼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남편이 부탁한 건 딱 하나였다. 신용카드 생활을 청산하고 체크카드만 쓸 것. 결혼을 하고 아직까진 그 약속을 잘 지켜나가고 있다. 미래 따윈 생각하지 않았던 나였지만 결혼을 하니 자연스럽게 미래에 대한 생각(걱정)이 많아지면서 돈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줄어드는 잔고에 초초해지기 시작했다. 이력서는 쓰는 족족 탈락, 거기에 제로금리시대와 부동산 대란은 나에게 더 큰 공포감을 가져다 주기 충분했다. 그래서 투자를 해보기로 했다, 주식투자. 주식에 대해 1도 모르는 상태(지금도 사실 잘 모름)라 우선 온갖 글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블로그며 유튜브며 정보가 너무 많아서 나만 빼고 모두가 주식을 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정말 딴 세계였다. 그동안 투자에 무지했음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우선은 오래 가지고 있을 주식을 사기로 했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서 단순히 생각했을 때(그냥 내 예감) 10년 뒤에도 망하지 않(기를 바라는)을 회사, 망하지 않을 주식. 처음으로 증권계좌를 만들고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주식 10주를 샀다. 주문하는 게 뭐라고 이렇게 떨리는지 심장이 떨렸다. 그렇게 주식시장에 발을 들이고 나자 구매욕 혹은 물욕이라는 게 주식에도 해당이 되는지 자꾸 주식을 사모으고 싶어 졌다.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쉬웠다. 이것도 사고 싶고 저것도 사고 싶다는 내 말에 친구가 말했다. "부루마블 하냐."


아직 한 달도 채 안된 삐약삐약 주린이지만 주식이 인생 노잼 시기에 찾아온 단비 같은 재미가 됐다. 앞으로는 매달 소액으로 주식을 사모을 생각을 하니 다음 달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별생각 없이 사들인 주식이라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오르면 좋고 떨어지면 더 살 수 있으니까 좋지 않을까 라는, 역시나 대책 없는 생각으로 주식 투자 중. 지금은 그냥 재밌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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